[칼럼] 행복하기 위한 한 가지 조건
[칼럼] 행복하기 위한 한 가지 조건
  • 독서신문
  • 승인 2020.12.0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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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홍 발행인.

[독서신문] ‘인생의 최종 목표가 무엇인가?’라는 진부한 질문에는 항상 진부한 답변이 튀어나온다. ‘그저 행복, 나의 행복’. 진부한 답변은 사람을 가리는 법도 없다. 남녀노소는 물론이고 현재가 행복한 사람도, 언제 올지 모르는 행복을 기다리는 사람도, 심지어 사는 동안 한 번도 행복이란 감정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도, 그저 행복을 좇는다. 그만두는 법도 없다. 오랫동안, 계속해서, 지치지 않고, 하염없이 좇는다. 속된 말로 아주 징그럽게 좇는 것이 행복이다. 이쯤 되면 포기할 만도 한데, 우리의 최종목표는 항상 ‘행복’이다. ‘그놈의 행복’, 좀 빨리, 미리 느끼며 살 순 없을까?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를 통해 행복을 얘기한다. “나는 또 한 번 행복이란 포도주 한 잔, 밤 한 알, 허름한 화덕, 바다 소리처럼 단순하고 소박한 것임을 깨달았다. 필요한 건 그뿐이었다.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데 필요한 것이라고는 단순하고 소박한 마음뿐”이라고. 그의 또 다른 소설 『카잔차키스의 천상의 두 나라』에서는 “행복은 하늘이나 땅의 딸이 아니라 인간의 딸”이며, 『영국 기행』에서는 “찬란한 순간을 기다리지 않는다. 매 순간을 찬란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우문(愚問)에 대한 현인들의 답은 비슷하다. 소크라테스는 생전 이런 말을 남겼다. “가장 적은 것으로도 만족하는 사람이 가장 부유한 사람이다.” “진정한 행복은 외부 조건의 충족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의 덕과 지식의 충족으로 온다.” 법인 스님 역시 행복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책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에서 그는 “행복하다는 것은 느낄 수 있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한 송이 꽃과 바람 소리, 물소리에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라고 답했다. 

스님은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것들을 온전히 ‘느끼며’ 사는 것이 아닐까. 아무리 크고 비싼 집과 재물을 갖고 있고, 권력과 명예를 갖고 살아간다 해도 가치 있고 의미 있는 느낌을 누리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 행복은 하늘에서 떨어지거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올곧이 내가 느껴야만 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풀리지 않는 의문 한 가지. ‘어떻게 행복을 느끼는가?’ 책 『불안』에서 알랭 드 보통은 단언했다. “행불행은 조건이 아니다, 선택이다.” “행복은 추구의 대상이 아니라 발견의 대상이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책은 그 자신만이 발달한 감수성으로 우리를 예민하게 하고 우리의 숨겨진 촉각을 자극하게 될 것이다.” 

해답은 독서에 있다. 박웅현 역시 『책은 도끼다』에서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냐.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가 돼야 한다”는 프란츠 카프카의 말을 인용하며, 책이 곧 얼어 있는 감수성을 깨는 도끼라고 말했다. 책을 많이 읽고 인문적인 소양을 갖춘 사람들은 ‘촉수’가 민감해지고, 행복을 느낄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책은 지식과 정보의 보고(寶庫)이자, 교양을 높이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행복을 느낄 수 있게끔 도와주는 ‘행복 기폭제’이다. ‘행복하고 싶은데, 나와 내가 사는 세상은 왜 이래’라고 공허하게 외치기 전 책을 펼쳐보자. 그리고 읽자. 행복은 그 속에서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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