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이 책 읽었다면 당신은 ‘인싸’… 2020 베스트셀러
올해 이 책 읽었다면 당신은 ‘인싸’… 2020 베스트셀러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0.11.27 0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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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어느덧 달력이 마지막 장을 향해 가고 있다. 당신은 올해 어떤 책을 읽었는가? 앞으로 나열할 책 중에 그 책이 있다면 당신은 ‘인싸’(인사이더)다. 대형서점에서 올해 가장 인기를 끌었던 책들을 분야별로 조사해봤다.   

소설 분야에서는 손원평 작가의 소설 『아몬드』의 인기가 독보적이었다. 세상 사람들에게 ‘구제 불능’이라고 여겨지는 두 소년의 성장 이야기.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과 남에게 상처 주는 것이 강하다고 믿는 소년이 서로 의지하며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구할 수 없는 인간이란 없다. 구하려는 노력을 그만두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라는 작가의 말이 이 책의 교훈이다. 많은 학교에서 이 소설을 추천도서로 선정했으며, 지난 9월 인기 그룹 방탄소년단의 멤버가 이 책을 읽는 모습이 공개돼 인기가 역주행하기도 했다.

에세이 분야에서는 태수·문정 작가의 『1cm 다이빙』이 올해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았다. 인생이 전혀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두 저자가 아주 작은 행복들을 찾아 나가는 이야기.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다른 에세이에서도 찾을 수 있을 법한 내용이지만, 두 작가는 짧은 이야기마다 그 뒤에 독자가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차별화된 책을 만들었다. 단순히 읽고 끝내는 책이 아니라 다이어리처럼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책을 만들자는 전략이 독자에게 통한 것이다.

시 분야에서는 올해 등단 50주년을 맞은 나태주 시인의 두 시집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대형서점 월간 베스트셀러 1·2위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1위를 차지한 시집은 『꽃을 보듯 너를 본다』로, 유명 시 「풀꽃」(“자세히 보아야/예쁘다//오래 보아야/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이 담겨 있는 책이다. 나 시인은 지난 5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시집에 대해 “인터넷에서 회자되는 시들을 모아서 출간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대중에게 검증된 작품들이 담긴 시집이니 인기가 없을 수 없었다. 2위를 차지한 시집은 지난해 연말 출간된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이다. 이 책에도 『꽃을 보듯 너를 본다』에 담긴 시들이 여럿 수록돼있다. 

어린이 분야에서는 일본 작가 히로시마 레이코의 판타지 그림 동화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시리즈가 인기를 끌었다. 이 책의 이름은 지난해 어린이 분야 베스트셀러 목록 상위권을 장악했던 『흔한남매』 시리즈와 『추리 천재 엉덩이 탐정』 시리즈를 제치고 위로 올라갔다. 단순히 재미 전달이 목적인 두 책과 달리 올바른 가치관과 권선징악 등 대중적이며 보편적인 교훈을 전한다는 점이 부모들의 지갑을 열었다.   

인문 분야에서는 독보적으로 인기 있는 책은 없었지만, 대체로 마음을 치유하는 책이 유행이었다. 대표적으로 정신과 의사 정혜신의 책 『당신이 옳다』와 북 테라피스트 전승환의 책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가 독자의 주목을 받았다. 『당신이 옳다』에서 정혜신이 제시하는 마음 치유법의 핵심은 감정에 집중하는 것이다. “당신(혹은 나는) 지금 마음이 어때요?”라는 질문이 치유의 시작이다. 전승환 역시 여러 책 속 좋은 문장들을 통해 독자 스스로 마음을 돌아보게 한다. 

정치·사회 분야에서는 이른바 조국 흑서와 백서로 불리는 책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와 『검찰개혁과 촛불시민』이 지난 8월 출간된 후 경쟁하듯 팔려나갔다. 이 외에 올해 꾸준하게 대형서점 정치·사회 분야 월간 베스트셀러 목록 10위권에 머무른 책은 저널리스트 팀 마샬의 『지리의 힘』과 김지혜 작가의 『선량한 차별주의자』이다. 팀 마샬은 『지리의 힘』에서 인류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지리적 요인만큼 영향을 끼치는 것은 없(었)다는 이른바 ‘지리 결정론’을 제시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혐오에 대한 설명이 담긴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올해 주요 이슈였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문제와 맞물려 큰 인기를 끌었다. 

올해 시작된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인해 경제·경영 분야에서는 주식 투자 열풍이 불었다. 주식 투자를 다룬 책 중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책은 김승호 스노우폭스 회장의 『돈의 속성』과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의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이었다. 김승호 회장과 존리 대표 모두 책에서 주식 투자의 ‘기술’을 설명하기보다는 투자에 임하는 자세를 이야기한다. 가령 김승호 회장은 ‘돈을 인격체로 대하고 끊임없이 공부하라’고, 존리 대표는 ‘좋은 주식을 찾아 장기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자기계발 분야에서는 이서윤·홍주연 작가의 『더 해빙』과 스타강사 김미경의 『김미경의 리부트』가 독자의 주목을 받았다. 이서윤·홍주연은 책에서 ‘가진 돈에 감사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주장한다. 김미경은 책에서 코로나19 이전에 우리가 배웠던 많은 것들이 앞으로 무용해진다면서 누구라도 먼저 신기술을 배운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주역이 될 수 있다고 역설한다. 

이 외에 예술 분야에서는 조원재 작가의 『방구석 미술관(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이, 역사·문화 분야에서는 재러드 다이아몬드 캘리포니아 주립대 교수의 『총 균 쇠』가, 만화 분야에서는 오다 에이치로 작가의 『원피스』 시리즈가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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