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중독’ 치유는 ‘디지털 금식’
‘디지털 중독’ 치유는 ‘디지털 금식’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0.11.26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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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디지털 역기능’이란 인간의 편의를 위해 도입된 각종 디지털 기기 및 시스템이 오히려 인간 생활에 위해를 가하며 본래 의도한 것과 반대로 작용하는 기능을 말한다. 그중에서도 ‘디지털 중독’은 일상생활 수행이 곤란할 정도로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 SNS 등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병리 현상을 의미하는데, 영·유아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대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논문 「문화진화 관점에서 본 중독사회」의 저자 김양태는 현 사회를 기본적으로 ‘중독사회’로 간주한다. 그는 “전통사회에서 현대사회로 이행되면서 경제적 수준은 향상됐지만 중독 현상은 사회 전반에 더 만연해 지고 있다. 21세기에 접어들어서는 물질중독 뿐 아니라 행위중독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특히 2010년 이후로는 인터넷, 스마트폰, 게임과 같은 디지털 중독이 확산되며, 중독발생연령이 낮아져 초등학생 사이에서도 흔히 볼 수 있게 됐다”고 지적한다.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실외 활동보다는 실내 활동이 주를 이루는 작금의 상황은 디지털 중독에 빠지기 더욱더 쉬운 환경이다. 책 『나는 중독 스펙트럼의 어디쯤 있을까?』의 저자 폴 토머스의 논의처럼 디지털 중독에 빠지게 되면 이유 없는 불안, 허리와 목 통증, 수면 방해, 비타민 D 결핍, 지나친 체증 증가 또는 감소, 자존감 저하, 시력 저하 등 각종 정신적·신체적 장애를 겪을 수 있다.

디지털 중독에 대한 통합적인 해결책으로 저자는 뇌와 몸이 모두 건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 말은 곧 매일 운동을 해서 엔도르핀으로 뇌를 적시고 피에 산소를 공급해주며 영양가 있는 음식을 섭취해 건강을 개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또한 다양한 바이옴(biome : 자연친화적) 상태, 면역체계를 지원하는 충분한 비타민 D, 뇌와 신체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충분한 수면도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저자는 강제적으로 스마트폰이나 인테넷, 게임을 하지 않고 일정한 시간을 지내보라고 권고한다. 저자는 ▲문제 프로그램(게임 및 SNS 등)을 차단하고 ▲‘스크린 안 보는 일요일’을 선언하거나 ▲소셜미디어를 끄고 실제의 삶으로 들어가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과의 대면 접촉을 늘리라고 말한다. 스마트폰을 놔두고 산책이나 달리기를 하거나 체육관에 가서 운동을 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저자의 말처럼 핵심은 우리의 의식을 디지털 기기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데 있다.

책 『디지털 중독자들』의 저자 베르트 테 빌트는 체중 관리를 위한 다이어트처럼 주기적으로 ‘미디어 금식’ 수행을 강조한다. 저자는 “주말에만 집중적으로 실천하더라도 그 효과는 오래 지속된다”며 “막상 미디어 금식을 시작하면 처음 얼마간은 혼자서 혹은 타인과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야 할지 막막해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이내 미디어 사용이 과하지 않았던 시절에 했던 것과 의사소통 방식을 생각해내고 이를 다시 시작한다”고 말한다.

저자의 논의처럼 “어떠한 디지털 기기도 사이에 두지 않고, 텔레비전 화면만 바라보지 않으며, 상대방의 눈을 서로 마주보며 함께 있는 것은 무척 멋진 경험일 수 있다. 이러한 환경은 서로 가까이 다가가게 해주고, 좀 더 친밀하게 만들어주며, 서로에 대해 좀 더 잘 알게 해준다”고 말한다. 혼자서 책을 읽거나 일기를 쓰면서 온전히 자신과 시간을 보내는 것 좋은 방법이다.

디지털 금식이란 무조건 디지털 기기를 멀리하라는 게 아니다. 우리는 디지털 금식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전자 미디어가 내게는 어떤 의미인지, 그 많은 미디어 중 어떤 것이 진정으로 의미가 있는지 돌아보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말하자면 디지털 금식은 디지털 기기의 무분별한 사용을 지양하고, 올바르고 정확한 사용의 가르침을 주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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