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勝·트럼프敗, 그 속에 감춰진 ‘극단주의’
바이든勝·트럼프敗, 그 속에 감춰진 ‘극단주의’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0.11.11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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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미국의 46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CNN 등 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7,535만 표(50.5%)를 얻어 미 대선 역사상 가장 많은 득표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미 언론의 승리 확정 보도 직후 바이든은 “우리의 위대한 나라를 이끌도록 미국이 나를 선택해줘 영광이다. 분노와 거친 수사를 뒤로 하고 국가로서 하나가 될 때”라며 분열을 치유하는 통합의 대통령이 될 것임을 천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어 재검표와 소송전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앨 고어와 조지 W. 부시가 맞붙었던 2000년 대선 때도 플로리다에서 재검표 논란이 있었는데, 연방대법원의 판결과 앨 고어의 승복 선언까지 대선 일 기준 무려 36일이 걸렸다. 현재 트럼프는 “이번 선거가 전혀 끝나지 않았다는 게 팩트”라며 바이든 후보를 향해 “거짓 승자 행세를 한다”고 불복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선거 과정부터 양쪽 진영 지지자들의 극렬한 대립 및 두 후보의 인신공격에 가까운 토론으로 역대 최악의 대선이라고 평가받았던 이번 미 대선은 트럼프의 대선 불복 선언으로 마지막까지 혼전에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 모든 과정과 결과의 근저에는 미국 정치 사회에 ‘극단주의’가 횡행하고 있다. 극단주의란 “정치에서, 이데올로기나 행동의 경향이 극단적으로 치우친 상태, 곧 사회의 평균적 통념에서 심하게 먼 상태”를 말한다.

책 『그들은 왜 극단적일까』의 저자 김태형은 이를 ‘집단 극단화’의 개념으로 설명한다. 즉 개인이 어느 집단에 속하게 되면 본인이 갖고 있던 이성적인 판단이 흐려지고 집단의 논리에 휘말려 언행이 극단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 이는 이성보다 일시적 충동에 의해 좌우되는 ‘중우정치’(衆愚政治)로 나아가기 때문에 반드시 지양해야 할 정치적 태도다.

집단 극단화를 해결하고 극단주의를 방지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오직 사회적 차원의 근본적인 대수술만이 극단주의를 근절하거나 예방할 수 있고, 세상을 더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안전한 사회’를 강조하는데, “극단주의의 근본적인 원인은 안전에 대한 위협이므로 안전한 사회를 만들지 못한다면 극단주의를 예방하거나 퇴치할 수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 여러 이유 중 하나는 그가 코로나19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도 방역 수칙을 어겨 코로나19에 걸려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사태를 촉발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트럼프 재임 기간 중 백인 경찰들의 과잉 진압에 의해 흑인들이 잇따라 사망한 사건은 ‘반트럼프’ 정서를 강하게 유발한 요인이었다. 다시 말해 각각 코로나19와 인종차별이 미국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했고, 이 흐름이 양쪽 진영 지지자들의 극단적인 대립으로 나아가게 했다는 게 세간의 분석이다.

분열이 아닌 통합의 정치로 나아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책 『정치의 의무』의 저자 이정미는 특히 정치적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정치의 핵심은 ‘목소리’다. 정치인은 저마다 자기 목소리를 낸다. 그러다 보니 목소리의 발신지가 어디를 향하는지 잊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이어 저자는 국민 각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실천에 옮기는 일에 정치인들의 소명이 있다고 강조한다. 즉 지도자란 자기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국민의 말을 듣는 사람인 것. 미국의 첫 여성 부통령이자 흑인·아시아계 부통령이 돼 미국의 새 역사를 쓰게 될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당선 소감에서 “민주주의는 그냥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지켜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적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지키는 것이 곧 민주주의를 지키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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