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체스, 스팸, 짝짓기의 어원은… 『걸어 다니는 어원 사전』
[리뷰] 체스, 스팸, 짝짓기의 어원은… 『걸어 다니는 어원 사전』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0.11.09 16: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짝짓기’라는 의미의 영어단어 mating의 어원은 ‘meat를 나눠 먹는 것’이다. meat는 과거 고기뿐만이 아니라 모든 종류의 음식을 뜻했다. 그런가 하면 ‘동료’를 뜻하는 companion은 원래 ‘빵을 나눠 먹는 사람’이었다. 라틴어로 빵이 panis다. 

체스 게임은 ‘왕 게임’이다. 옛날 페르시아에서는 왕을 shah라고 불렀는데, 이것이 통속 라틴어(Vulgar Latin)에서 scaccus로 변하고, 고대 프랑스어에서 eschec가 되고, eschec의 복수형인 esches가 영어로 들어와 chess가 된 것이다. 과거 페르시아에서는 죽은 왕을 shah mat이라고 했는데, 이 말은 체스에서 왕이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을 의미하는 체크메이트(checkmate)와 닮았다.

‘스팸 메일’의 ‘스팸’은 우리가 아는 그 햄, 스팸(SPAM)이 맞다. 스팸은 1937년 미국의 ‘George A. Hormel & Co.’이 출시한 햄으로 ‘Spiced Ham’(양념 햄) 혹은 ‘Shoulder of Pork and Ham’(돼지고기 앞다릿살과 뒷다릿살)의 약자라는 설이 있다. 스팸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영국의 식량난을 해결했고, 전후에도 값싸고 대중적인 음식으로 남았지만, 대중의 인식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리 맛있다고 여겨지지 않았던 것이다. 급기야 영국에서 코미디의 소재로 쓰이고, 우연들이 겹쳐서 프로그래머들이 ‘인터넷에 무작정 뿌려져 짜증을 유발하는 모든 글’을 SPAM이라고 부르게 된다. 

작가이자 언론인, 대필 작가이자 ‘시시콜콜 따지기 전문가’라는 저자 마크 포사이스는 이 책에서 이렇게 영어 초보자든 원어민이든 상관없이 흥미를 느낄만한 어원 이야기들을 늘어놓는다. 단어 하나에 깃든 다양한 역사와 문화, 종교, 과학 등 풍부한 교양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걸어 다니는 어원 사전』
마크 포사이스 지음│홍한결 옮김│월북 펴냄│388쪽│16,8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비회원 글쓰기 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