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가 아닌 ‘신(新)중년’이 되는 방법
‘꼰대’가 아닌 ‘신(新)중년’이 되는 방법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0.11.13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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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마이어스 감독, 영화 <인턴> 스틸컷

[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영화 <인턴>(2015)에는 무려 70세의 인턴이 등장한다. 창업 1년 반 만에 눈부신 성공을 이룬 30세 CEO ‘줄스’(앤 해서웨이)가 기업의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노인 일자리 사업 프로그램을 기획하는데, 거기에서 수십 년의 직장 경력을 가진 70세 할아버지 ‘벤’(로버트 드 니로)을 인턴으로 채용한다. 영화는 열정 많은 CEO 줄스와 노련한 인턴 벤의 앙상블을 재기 발랄한 코미디로 그려내며 취업시장에서 ‘나이 제한’의 무의미함을 말한다.

벤은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 : 활동적 장년)의 전형이다. 액티브 시니어란 뛰어난 체력과 경제력을 갖추고 있어 퇴직 후에도 사회적으로 왕성한 문화 활동과 소비 활동을 하는 장년층을 일컫는다. 영화 속 벤 역시 은퇴 후에 중국어와 요가를 배우고, 세계 여행을 다니는 등 건강하고 여유로운 노후 생활을 보낸다. 벤이 인턴 프로그램에 지원한 계기는 돈을 벌기 위해서라기보다는 한평생 일에만 매진한 사람이 은퇴 이후에 겪게 되는 삶의 공허함, 즉 ‘마음에 생긴 구멍’을 메우고 싶어서다.

벤은 인턴으로 일하면서 동료 직원들에게 일종의 ‘멘토’ 역할을 한다. 그는 극중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돌발 상황에 언제나 침착한 자세로 대응하며, 연륜과 지혜를 발휘해 난국을 돌파한다. 문자 그대로 그는 ‘일터의 현자(賢者)’이다. 그런데 이는 영화 속에만 존재하는 상황이 아니다. 실제로 많은 기업이 시니어를 회사로 영입한다. 책 『일터의 현자』의 저자 칩 콘리는 24년간 세계 굴지의 호텔 CEO에서 52세의 나이에 숙박 공유 플랫폼인 에어비앤비 인턴이 됐다. 저자는 인턴 생활을 하면서 겪은 다양한 이야기를 『일터의 현자』에 담았다.

에어비앤비의 CEO인 브라이언 체스키는 칩에 관해 “정성을 다하는 환대와 서비스에 관한 세계적인 권위자를 찾을 때, 칩 콘리야말로 적임자라는 말을 주위에서 계속 들었다”고 말한다. 브라이언은 에어비앤비를 단순한 공유주택 사업이 아닌 고객에게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 : 환대, 접대)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었다. 즉 여행의 시작부터 끝가지 모든 걸 책임지는 커뮤니티 기업을 꿈꾼 것. 하지만 고객을 어떤 식으로 환대해야 하는지 몰랐던 브라이언은 칩에게 자문을 구했고, 칩은 브라이언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브라이언의 말처럼 젊은 기업일수록 ‘지혜의 성숙자’가 필요하다. 젊은이의 열정과 패기만으로는 분명히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혜의 성숙자’의 특징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칩은 ▲뛰어난 판단력과 장기적인 관점 ▲있는 그대로를 보는 진실성과 통찰력 ▲거의 모든 주파수를 맞출 수 있는 교감 능력 ▲각각의 부품이 아닌 전체를 보는 사고 ▲이웃과 자연에 대한 사랑과 연민 등을 꼽는다. 그는 “과거에 내가 무릎을 다쳐봤기 때문에 오늘 누군가가 넘어져서 무릎이 까지지 않도록 도와줄 수 있다”며 노련한 안내자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노련한 안내자 혹은 지혜의 성숙자가 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직장에서 ‘꼰대’가 아닌 ‘신(新)중년’이 되는 것이다. 책 『신중년이 온다』의 저자 조창완은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사이에 출생한 세대)와 협업하기 위해서는 “자존심은 죽이고, 자존감은 살리면서 생각의 틀을 바꾸라”고 말한다. 그는 “직업 정체성이나 연봉에 집착하지 말고, 젊음에 대한 질투를 버리고, 더 깊고, 유쾌하고, 여유롭게 살라”고 조언한다.

이어 저자는 나이에 상관없이 ‘자신의 일’을 하겠다는 생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이제 오십을 맞는 100만 세대는 급변하는 시대에 좋은 후견인이 돼줄 수는 있지만, 리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즉 당신이 만약 50대라면 젊은 사람의 능력을 발견하고, 그가 그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저자는 “젊은 사람들의 기획이나 업무 능력을 신뢰하는 것이 바로 밀어주는 것”이라며 “그래야만 젊은 사람들도 그 업무에서 다음 단계로 발전하고, 그만큼 조직도 성장한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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