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부당 꼬집기] 프랜차이즈 표절 논란... ‘따띠삼겹’ ‘띠띠삼겹살’
[불편부당 꼬집기] 프랜차이즈 표절 논란... ‘따띠삼겹’ ‘띠띠삼겹살’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10.29 0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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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들여다보면 ‘불편’하고 ‘부당’한 일이 적지 않습니다. 손톱 밑 가시처럼 작은 불편을 초래하는 일부터 가슴에 대못을 박는 것처럼 부당하게 느껴지는 일까지 다채로운 사안이 생활 곳곳에서 벌어집니다. ‘책으로 세상을 비평하다’라는 기치를 내건 <독서신문>은 2020년 창사 50주년을 맞아 ‘책다운 세상 만들기’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작든, 크든 불편하고 부당하게 여겨지는 사안을 ‘불편부당’(不偏不黨/치우침 없이 공정하게)하게 꼬집으려 합니다. <편집자 주>
[사진=배달 앱]
[사진='배달의 민족' 앱]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2,900원 테이크아웃 삼겹살.’ 2018년 신림동에 자리한 3.2평의 작은 가게(‘따띠삼겹’)에서 어느 청년에 의해 테이크아웃(배달 포함)이 가능한 삼겹살 메뉴가 탄생했다. 이름하여 ‘간딴삼겹’. 삼겹살을 테이크아웃하고 배달하는 참신한 시도에 소비자는 뜨겁게 반응했고, 이후 먹방(먹는 방송) 유튜버들을 통해 입소문까지 타면서 간딴삼겹은 핫한 음식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점포가 28개로 늘며 성장세를 이어오는 가운데 숱한 모방업체가 등장했는데, 최근에는 상호와 메뉴명까지 유사한 업체가 등장해 표절 논란이 제기됐다.

띠띠삼겹에서 제공하는 삼겹메뉴. [사진='띠띠삼겹']
띠띠삼겹 점포와 삼겹메뉴. [사진='띠띠삼겹']

사실 따띠삼겹을 모방한 업체와 메뉴가 등장한 건 간딴삼겹이 인기를 얻은 지난해부터다. 십여 곳의 모방업체가 출현했고, 그 사실에 한득현 간딴삼겹 대표는 불편감과 위기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대다수가 영세한 개인사업자였기에 “오죽하면 그랬을까”라고 생각하며 법적 처벌을 검토하진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등장한 수유동 어느 횟집의 상황은 그냥 넘어가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해당 횟집은 삼겹살 전문점이 아니지만, ‘띠띠삼겹살’이란 상호(배달 앱 내 표시)를 달고 ‘간단삼겹’ 메뉴를 판매했기 때문.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상호와 메뉴명이 따띠삼겹의 간딴삼겹과 너무도 유사했다.

이에 한 대표는 “하룻밤 사이 열두 번도 더 깨서 고민하고 온종일 불판 앞에서 가위질했던 고생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기분을 느꼈다”며 “변리사에게 문의했지만 ‘따띠’와 ‘띠띠’는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고, 또 법은 영세한 업체의 손을 많이 들어준다고 하더라. 비록 우리 점포가 없는 곳이라 상권이 겹치지는 않지만, 해당 점포를 우리 업체로 착각해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프랜차이즈를 모방당해 주목받은 포항 덮죽집 사장님의 심정이 이해된다. 저희 가맹점을 운영하는 다른 사장님들께도 타격이 있을까 걱정되고 죄송한 마음이다. 답답한 마음에 (띠띠삼겹살 측에) 내용증명을 발송해 놨는데, 그래도 묵묵부답이다. 상표권 등록을 해뒀는데도 해결이 쉽지 않다”며 “요식업계에서는 새로운 메뉴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는데, 그 결과물을 개인 영세업자들이 너무 쉽게 따라 한다. 법적으로 보호받기 어려운 상황에 억울한 일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모방업체로 지목된 띠띠삼겹살 측은 이런 주장을 어떻게 생각할까?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상호와 메뉴명이 너무도 비슷한 상황에 관해 유선으로 의견을 물었으나 “바쁘다”는 답변 외에 아무 말도 들을 수 없었다. 띠띠삼겹살 상호는 따띠삼겹(2018)보다 늦은, 지난해부터 사용돼 표절 의혹을 받고 있지만, 띠띠삼겹살은 내용증명을 받은 이후에도 별다른 해명 없이 상호 그대로 영업을 강행해 논란을 더하고 있다. 현재 배달 앱 등에서 주소지를 수유동 인근으로 설정하고 ‘띠띠삼겹살’을 검색할 경우 해당 업체 정보가 표시된다.

사실 이 땅에 완벽하게 새로운 메뉴는 있을 수 없다. 이미 존재하는 것들에 변화를 주거나 조합한 경우가 대다수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음식에는 ‘최초’가 존재할 테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업체가 약간의 차이를 두고 경쟁하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어쩌면 간딴삼겹의 경쟁도 불가피한 일일 수 있다. 하지만 최초의 노력을 향한 최소한의 배려마저 없는 무분별한 모방과 표절은 옳지 않으며, 상도(商道)의 관점에서 배척돼야 한다.

소설 『상도』에서 조선 후기 무역 상인인 임상옥은 “장사란 이익을 남기기보다 사람을 남기기 위한 것이다. 사람이야말로 장사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이윤이며, 따라서 신용이야말로 장사로 얻을 수 있는 최대의 자산인 것이다”라고 말했다. 따띠삼겹에 이어 띠띠삼겹살이 유사한 배달 삼겹살 메뉴를 내놓은 것에 관한 판단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다만 너무도 비슷한 이름 속에 소비자를 호도해 매출을 올리려는 속셈이 내포됐다는 의심에는 이견이 많지 않다. 해당 의혹이 사실일 경우 띠띠삼겹살이 사람(고객)과 신용을 잃는 건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일이다.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해명을 하고, 그렇지 않다면 빠른 후속 조처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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