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불평등’... 비정상 사회 20년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불평등’... 비정상 사회 20년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10.2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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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빈익빈 부익부.’ 없는 자는 계속해서 빈(貧)하고 가진 자는 더욱 흥(興)하는 ‘불평등’은 어느 사회에나 존재한다. 그 불평등의 정도는 책 『21세기 자본』의 저자이자 저명한 경제학자인 토마 피케티가 내놓은 ‘피케티 지수’로 측정이 가능한데, 최근 10년간 국내 피케티 지수가 줄곧 악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피케티 지수는 8.6으로 지난해 8.1보다 0.5 상승했다. 피케티 지수는 전체 자산가치를 국민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불평등 정도가 심하다는 뜻이다. 결국 불평등이 심화됐다는 말인데, 사실 이런 추세는 2010년부터 지속돼 왔다. 국내 피케티 지수는 2010년 7.6을 기록한 이래 상승세를 이어오다 2016년부터 급상승해 지난해엔 최고치(8.6)를 기록했다. 이는 독일(4.4), 미국(4.8), 프랑스(5.9), 영국(6.0), 일본(6.1), 스페인(6.6)보다 높은 수치로, 결과적으로 중산층이 부를 쌓는 데 걸리는 시간이 (타 국가보다) 갈수록 길어지고, 특정 소수가 고가의 자산을 보유한 비율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서 주목할 건 국내총생산(GDP) 대비 토지자산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GDP 대비 토지자산 비율은 2013년 4배, 2018년 4.3배, 2019년 4.6배로, 일본·프랑스·호주(2.4~2.8배)와 캐나다·네덜란드(1.3~1.6배)보다 높았는데, 이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 그만큼 가팔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고 의원은 “부동산 버블이 극심하던 1990년 일본의 피케티 지수가 8.3이었는데 지난해 한국은 이보다도 더 높다”며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지나치게 가격이 높은 부동산시장이 정상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피케티는 불평등 추이를 ‘U자’형으로 분석했다. 불평등이 심한 수준에서 민주화에 따라 평등한 수준에 근접했다가 산업 사회에 들어서면서 다시 불평등이 심화했다는 것. 『왜 자본은 일하는 자보다 더 많이 버는가』에서 이준구 교수는 “1940년대까지 불평등이 높았다가 해방 직후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 1960년대 초의 불평등 수준은 아주 낮게 나온다. 식민지 시기 이질적으로 분화된 사회가 해방 뒤 나름대로 동질적으로 통합된 사회로 나아가면서 불평등이 줄어든 걸로 볼 수 있다. 고도성장기에도 불평등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았고 안정적인 추이였다. 고도성장기에는 상위 1%나 하위 90%나 소득의 증가 속도가 비슷했다. 그런데 1990년대 중반 이게 깨졌다”고 말한다. 저성장 시대를 접어들면서 불평등 수준이 심화됐다는 것.

이매뉴얼 사에즈 버클리대 교수 역시 책 『애프터 피케티』에서 “어떤 불평등은 공정하다고 인식된다. 같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열심히 일한 사람이 일을 적게 하고 여가를 즐긴 사람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소비하는 것이 공평하다는 데는 거의 누구나 동의한다. 그러나 불공정하다고 인식되는 불평등 형태들도 있다. 사회적으로 비생산적인 활동(지대 추구 등)을 해서 얻은 높은 소득은 불공정하게 여겨진다”며 “불공정한 불평등에 대한 인식은 당연히 정치적 절차를 통한 정부의 조치를 요구하는 것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서글픈 농담이 묵직함을 전하는 시기다. 어떤 사안의 판단 기준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으로 결정되는 사회, 부동산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주식 투자에 사람이 몰리는 사회, 노동 소득보다 불로 소득의 효용이 더 주목받는 사회 그리고 노력할수록 불평등이 심화되는 사회. 우리 사회는 정녕 더 나은 사회로 발전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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