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과학과 과학스러움에 대하여 『브로카의 뇌』
[책 속 명문장] 과학과 과학스러움에 대하여 『브로카의 뇌』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0.10.2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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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우리는 아주 기이한 시대에 살고 있다. 지금은 우리가 망망대해의 모래 한 알처럼 박혀 있는 광대한 우주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사회 조직과 경제 복지, 도덕규범과 윤리 준칙, 철학과 종교, 인간 자신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도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이다. 인간이 존재한 이래 오랫동안, 우리는 심오하고 근본적인 질문들을 제기해 왔다. 이 질문은 경탄을 자아내며, 적어도 시험적이고 전율을 일으키는 자각을 일깨운다. 그것은 의식의 기원, 지구 생명의 탄생, 지구의 첫 출발점, 태양의 형성, 하늘 저 깊은 곳 어딘가에 지적 존재가 실재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다. 또 우주의 출현과 본질, 그 궁극적인 운명에 대한 가장 원대한 탐구이기도 하다. 인류사에서 아주 최근까지만 해도 이 문제들은 철학자와 시인, 무당과 신학자만이 다뤘다. 지금까지 서로 모순되는 온갖 답변들이 제안됐다는 사실은 제시된 해결책 중에 옳은 것이 거의 없음을 보여 주는 증거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여러 세대 동안 신중하게 생각하고 관찰하고 실험함으로써 자연에서 애써 얻어 낸 지식 덕분에, 이 많은 의문들에 대한 적어도 기초적인 답변들을 막 이해하기 시작하는 단계에 와 있다. (중략)

현대에는 역설가들이 넘쳐난다. 대개 과학자들은 그들이 없어지기를 희망하면서 그들을 무시하고는 한다. 하지만 나는 몇몇 역설가들의 주장과 아이디어를 좀 더 자세히 조사하고 그들의 신조를 다른 신념 체계들, 즉 과학과 종교 둘 다와 연결시켜 대조해 보는 일이 유용하리라고, 아니면 적어도 흥미로우리라고 생각한다.

여러 종교와 경계 과학은 어느 정도 세계의 본질과 그 속에 사는 우리의 역할에 대한 진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그렇기에 관심을 기울일 만한 가치가 있다. 덧붙여, 마지막 장에서 기술하겠지만, 나는 많은 종교의 핵심에는 인간 개인이 살면서 만나는 엄청난 수수께끼들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놓여 있다고 생각한다. (중략)

이 책은 코스모스와 우리 자신에 대한 탐구, 즉 과학을 다룬다. 소금 결정에서 우주의 구조, 신화와 전설, 삶과 죽음, 로봇과 기후, 행성 탐사, 지능의 본질, 외계 생명체 탐색에 이르기까지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가 매우 다채로워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상은 서로 연결돼 있으며 이 주제들 역시 서로 연결돼 있다. 또 그렇게 보이기를 희망한다. 세계 자체가 연결돼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이 외부 현실을 완벽하게 반영하지 못할지도 모르는 적당한 성능의 감각 기관들과 뇌, 그리고 경험을 통해 인지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7~9쪽>

『브로카의 뇌』
칼 세이건 지음│홍승효 옮김│사이언스북스 펴냄│496쪽│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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