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주거공간은 어떻게 변화할까?
미래의 주거공간은 어떻게 변화할까?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0.10.28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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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쇼핑도 할 수 있는 곳. 도시 중심가에 있는 ‘멀티플렉스’(multiplex : 극장, 식당, 비디오 가게, 쇼핑 시설 따위를 합쳐 놓은 복합 건물)를 말하는 게 아니다. 바로 ‘집’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집은 이제 멀티플렉스에 준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그 개념이 확장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사람들은 대부분의 일을 집에서 수행하는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됐다. 원격 및 재택근무는 코로나19와 맞물려 더욱 확장하고 있으며, 집 안에서 간단한 기구들을 사용해 근력을 키우는 ‘홈 트레이닝’(home training)은 유행을 넘어 일반적인 생활상이 됐다. 그리고 일부 영화광을 제외하고, 사람들은 더 이상 영화관에 집착하지 않는다. 넷플릭스를 포함한 다양한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대세가 됐기 때문이다. 외식을 자제하고 집에서 밥과 술을 즐기는 ‘홈밥’ ‘홈술’ 문화도 트렌드가 됐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것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 아닌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책 『트렌드 코리아 2021』의 저자 김난도는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던 정형적이고 고정된 공간, 집이 변화의 진앙지가 되고 있다. 사실 ‘집과 동네’는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트렌드였다”며 “그러다가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전 국민이 오랜 시간 집에 머무르면서 집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를 여러 벌의 옷을 걸쳐 입어 멋을 부리는 이른바 ‘레이어드 룩’(layered look) 패션에 빗대어 설명한다. 그는 “집이 기존의 기본 기능 위에 새로운 층위의 기능을 덧대면서 무궁무진한 변화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처럼 집의 기능이 다층적으로 형성된다는 의미에서 ‘레이어드 홈’(layered home)이라는 트렌드를 제안한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이를 세 가지 층위로 설명하는데, ▲첫째, ‘기본 레이어’는 기존에도 수행해왔던 기능을 심화하는 층 ▲둘째, ‘응용 레이어’는 그동안 집에서는 별로 하지 않던 일을 집에서 해결하는 층 ▲셋째, ‘확장 레이어’는 집의 기능이 집 안에서만 이뤄지지 않고 집 근처, 인근 동네로 확장되며 상호작용하는 현상 등을 말한다.

저자는 “‘기본 레이어’에서는 집의 기본적인 기능이 강화되면서 위생 가전·가구·인테리어 산업의 발전을 가져오고 호텔 아이템이나 로봇 등을 활용해 프리미엄화하고 있으며, ‘응용 레이어’에서는 집에서 학습·근무·쇼핑·취미·관람·운동 등의 전에 없던 활동을 수행하면서 다기능화되는 집의 모습을 보여준다. ‘확장 레이어’는 슬리퍼를 신고 다닐 수 있는 집 근처, ‘슬세권’(슬리퍼와 세권의 합성어로 편한 복장으로 집 근처 편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주거 권역을 이르는 말)으로 경제활동의 영역이 넓어지는 현상”이라며 세 층위의 특징을 설명한다.

‘레이어드 홈’ 트렌드가 2021년의 대한민국을 넘어 미래 주거공간의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물리적인 신호라면, ‘공유 경제’는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관념적인 신호라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이제는 ‘소유에서 공유’로 공간의 개념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인데, 그것의 직접적인 표식이 바로 ‘셰어 하우스’(share house)다.

셰어 하우스는 문자 그대로 집을 공유한다는 뜻으로, 최근 1인 가구 증가 및 미니멀 라이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그 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개인적인 공간인 침실 외에 거실·화장실·주방 등을 공유하는 주거 방식을 가리킨다. 이는 한 건물을 여러 개의 작은 공간으로 나눠 입주자에게 사무 공간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인 ‘셰어 오피스’(share office)와도 유사한 개념이다.

‘레이어드 홈’과 ‘셰어 하우스’의 등장은 각각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집이 본연의 기능을 넘어 더욱 다층화되고, 재산 소유권에 관한 인식이 더 이상 소유가 아닌 공유의 개념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주거 공간을 비롯해 근무 공간의 개념이 확장하고, 서로 뒤엉키면서 집이라는 공간은 더 이상 의식주만을 해결하는 곳이 아닌, 인간 생활을 통합하는 복합적인 공간 개념으로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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