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창간 50주년] 당신은 ‘세계시민’이 될 준비가 되었는가?
[독서신문 창간 50주년] 당신은 ‘세계시민’이 될 준비가 되었는가?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0.11.09 1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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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진나라의 장수 사마위강은 자신이 주군으로 모시는 도공에게 늘 “나라가 편안할수록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알려진다. 바로 여기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자성어 ‘유비무환’(有備無患)이 탄생했다. 평소에 준비가 철저하면 후에 근심이 없음을 뜻하는 이 사자성어는 지금처럼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상황에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앞으로의 50년, 우리는 어떤 가치와 태도를 견지하며 미래를 대비해야 할까.

『코로나 시대의 글로벌 이슈와 세계 시민 교육』의 저자 샘은 ▲세계는 급속히 연결된 사회가 돼가고 있고 ▲인권 침해 또한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불평등과 가난이 점점 고착화하고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세계 시민으로서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세계 시민 교육은, (중략) 평화롭고, 포용적이며, 안전하며,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시민이 되도록 교육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세계 시민이 되기 위해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세계 시민이 되기 위한 첫 번째 가치는 ‘페미니즘’(feminism : 여성과 남성의 권리 및 기회의 평등을 핵심으로 하는 여러 형태의 사회적·정치적 운동과 이론들을 아우르는 용어)을 체화하는 것이다. 2017년 할리우드에서 촉발한 미투 운동은 사회, 정치, 경제, 문화 각 분야에 페미니즘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페미니즘은 우리 생활 곳곳에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성평등’의 가치가 중요해진 시대가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는 페미니즘의 핵심적인 가치와 지향이 무엇인지 면밀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책 『모두를 위한 성평등 공부』의 저자 이나영은 “페미니즘은 ‘인식’에서 출발한다.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사회에서 종속적 위치에 놓여 있으며 체계적인 불이익과 고통스러운 경험을 겪을 수 있다는 인식, 그러한 부정의한 상황이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구조에 있다는 자각이 페미니스트 인식의 토대”라고 설명한다. 저자의 논의처럼 당연하게 여겨졌던 사회의 여러 가지 통념에 문제를 제기하고 불편함을 느끼는 것이 바로 페미니즘 실천의 첫 번째 단계이다.

두 번째 가치는 ‘인권감수성’에 관한 부분이다. 책 『퇴근길 인문학 수업 : 뉴노멀』의 저자 문승호는 인권감수성에 관해 “내 일이 아니지만 마치 내가 처한 상황처럼 인식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 생각의 폭을 넓히고 공감하는 것. 모든 이의 기본적 권리와 보편적 권리를 인정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그는 “인권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일수록 어떤 상황이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단호히 이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이다.

페미니즘 논의와 연결되는 인권감수성은 여성, 노인, 장애인, 이주노동자, 청소년, 성소수자 등 우리 사회의 약자라고 할 수 있는 존재들의 권리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태도이다. 이들은 남성, 청년, 비장애인, 이성애자들에 비해 사회적 발언권이 작은 집단이다. 때에 따라 혐오와 차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인권감수성이 풍부한 사회는 위에 언급한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가 존중받는 사회일 것이다. 저자는 “인권은 강요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다. 언젠가 내가 저 일의 당사자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지점, 바로 그 ‘공감’에서 인권이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마지막 가치는 인간이 발을 딛고 서 있는 이곳, 바로 지구 환경에 관한 문제다. 책 『코로나 사피엔스』의 저자 최재천은 “환경을 파괴하는 생활을 계속한다면 우린 진정 ‘짧고 굵게 살다 간 종’으로 기록되고 말 것”이라고 경고한다. 친(親)환경을 넘어 필(必)환경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했다. 그러므로 포스트 코로나의 시대정신은 인간과 지구의 상생을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할 시대가 됐다는 것을 자각하는 태도와 긴밀한 관계가 있다.

책 『지구별을 사랑하는 방법 100』의 저자 김나나는 “친환경, 에코라는 말은 이제 일상에서 굉장히 쉽게 접하는 말이 됐다.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내가 하는 행동이 과연 환경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 고민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며 “심지어 이윤을 남기는 기업들조차 환경에 대해 고민하고, 친환경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앞으로 우리의 삶은 환경, 에코라는 말을 빼고는 살아갈 수 없다”고 진단한다.

그는 “환경운동은 대단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일상을 사는 우리가 하는 모든 활동이 환경운동이 될 수 있다.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지극히 당연한 일도, 가정에서 단열을 해서 난방비를 절약하는 것도, 에너지나 물을 절약하는 것도, 모두 환경을 지키는 일이자, 지구를 위한 행동”이라고 말한다. 세계 시민이란 결국 사회적 소수자들의 권리와 발언권을 되찾는 데 관심을 기울이는 동시에 내가 살고 있는 터전을 소중하게 가꾸는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다. ‘나’가 아닌 ‘우리’를 생각하는 것. 공존과 상생의 가치를 마음 깊이 이해하는 것.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현대인이 가져야 할 제일의 준비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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