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창간 50주년] 과거에서 미래로, 책에서 답을 찾다
[독서신문 창간 50주년] 과거에서 미래로, 책에서 답을 찾다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10.21 0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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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사회가 진보하고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네 삶은 끊임없이 변모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항상성을 유지하는 인간의 본성 탓에 인간 군상은 다채로움 속에서 일정함을 유지하고, 때로는 같은 상황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은 코로나19도 그런 사례 중 하나다. 코로나19는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병(炳)의 출현이지만, 인류 역사와 함께해온 전염병 중 하나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크게 새롭지 않다. 실제로 코로나19의 출현으로 1940년대 흑사병 사태를 다룬 고전 『페스트』가 재주목받았는데, 소설 속에서 도시가 봉쇄되고, 물가가 치솟고, 유언비어가 퍼지는 상황은 현대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특히 혼란 속에서 누군가는 사재기로 사익을 취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재물과 시간, 재능을 기부하는 상반된 모습은 기시감을 자아낸다. 『톰 소여의 모험』을 쓴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이 “과거는 그대로 반복되지는 않을지라도, 분명 그 운율은 반복된다”고 했듯이...

약간의 과장을 보태 말하자면 해 아래 새로운 것, 새로운 상황은 없다. 그런 점에서 미래를 준비한다는 건 어쩌면 과거를 돌아보는 것과 같은 말일 수 있다. “역사를 기억하지 못한 자는 그 역사를 다시 살게 될”(미국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테지만, 반대로 역사를 회상하면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거를 돌아보는 효과적인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양적, 질적으로 압도적 우위를 자랑하는 콘텐츠가 있으니 그건 바로 책이다. 글자가 생긴 이후 인간은 보고, 듣고, 느낀 거의 모든 것을 활자에 담았고, 이는 책의 형태로 후세에 전해지고 있는데, 인간은 독서를 통해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미래를 예측하고 싶다면 역사서를 읽는 것이 좋겠지만, 사실 그 책이 꼭 역사서일 필요는 없다. (고전) 문학을 통해서도 과거와 현재를 바탕으로 미래를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독가로 알려진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책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에서 “인간이 천 번, 만 번 다시 태어나서 산다면 다양한 삶을 경험해보겠지요. 하지만 인간은 한 번밖에 살 수 없어요. 그러니까 인생에서의 모든 것은 시연 없이 무대에 올라가서 딱 한 번 시행하는 연극이란 말이에요. 그런데 소설을 읽으면 타인이라면 다양한 상황과 특정한 경우에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게 해주고 감정을 이입하게 해줍니다. 인간의 실존적인 상황, 그 한계를 좀 더 체계적이고도 집중적인 설정 속에서 인식하게 하고 고민을 숙고하게 만들죠”라고 말한다. 이어 “직접적인 경험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간접적인 경험을 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직접적인 경험보다 간접적인 경험이 더 핵심을 보게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우리는) 소설을 통한 간접적인 체험으로 삶의 문제를 더욱 예리하게 생각할 계기를 갖게 됩니다”라고 설명한다.

이런 간접체험은 개인 사고의 폭을 넓혀줄 뿐 아니라 미래 소비자 트렌드를 예측하는 경영학적 관점에서도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다. 실제로 경영서보다 소설을 더 많이 읽었다는, 현대 경영의 창시자로 손꼽히는 톰 피터스는 “대부분의 경영학 서적들은 답을 제시한다. 반면 대부분의 소설들은 위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것이 내가 가르침을 얻기 위해 소설을 즐겨 읽는 이유”라고 말한 바 있다. 사이토 다카시 일본 메이지대 교수 역시 책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에서 “경영학의 정해진 틀과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회의 이면과 인간관계들을 소설을 통해 배울 수 있다”며 “누군가는 소설을 읽고 재미를 얻는 것으로 끝낸다. 그러나 (누군가는) 그에 그치지 않고 소설을 읽으며 인간과 사회의 모습을 관찰하는 과정을 통해 경영의 기본이 되는 사람과 욕망에 대한 유의미한 메시지를 뽑아(낸다)”고 설명한다.

경영서를 읽든, 경영서를 대체할 수 있는 소설을 읽든 편식하지 않는 책 선택은 개인의 자유지만, 이때 중요한 건 다독(多讀)이다. 중세 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단 한권의 책을 읽은 사람이다”라고 했고, 영국 철학자 막스 뮐러가 “하나만 아는 자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자이다”라고 했듯, 다독은 사람의, 사건의, 시대의 맥락을 짚어내는 능력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이 여성 인권 신장을, 보수 이념이 사회발전을, 진보 사상이 평등을 추구하지만, 그것 하나만의 잣대로 세상을 볼 때 자칫 남성 혐오, 능력 만능주의, (성과를 무시한) 절대적 평등 추구의 편협한 세계관으로 변질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북튜버 김겨울은 책 『독서의 기쁨』에서 “흔히 문학, 역사, 철학 세 가지 분야를 인문학으로 규정한다. 인간과 사회의 본질과 특성을 통찰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인문학의 역할”이라며 “인문학의 과정은 변하는 땅에 발을 붙이고 변하지 않는 하늘을 바라보는 과정이다”라고 말한다.

현대인의 고민, 해결과제, 갈등 대부분은 과거 누군가가 이미 경험한 일이다. 그리고 그 해결 과정과 결과 대다수는 책에 담겨 전해진다. 책에서 답을 찾으면 수고를 덜지만, 그렇지 않으면 과거 누군가가 겪었을 시행착오를 처음부터 다시 겪어야 한다. 다가오는 미래를 잘 맞이하고 싶은가? 책 속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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