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백세시대, 비타민이 답이다” 『이왕재 교수의 비타민C 이야기』
[책 속 명문장] “백세시대, 비타민이 답이다” 『이왕재 교수의 비타민C 이야기』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0.10.17 11: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비타민C의 효능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는 매우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감기에, 또 어떤 사람은 미용에 좋다고 말한다. 나아가 항암 효과가 있다거나 심혈관 질환에 좋다는 얘기도 한다. 이처럼 비타민C의 효능에 대해서는 잡지나 신문, 인터넷 등 여러 매스컴에 거의 매일 오르내릴 정도로 수많은 경험담, 전문가들의 의견, 연구 결과가 많은 대중의 입에 회자되고 있다.

비타민C는 흔히 포도당이라 불리는 글루코스(glucose)나 갈락토스(galactose) 등의 당질을 전구물질로 하여 그로부터 합성되는 일종의 탄수화물로, 화학적으로는 아스코르빈산(ascorbic acid)이라고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본래 이것은 동.식물 모두에서 합성되지만, 동물(포유류)의 경우 사람을 포함한 영장류와 기니피그(Guinea pig)라는 실험동물에서는 체내 합성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엄밀히 말해 사람도 비타민C를 합성할 수 있었지만, 그 능력을 상실했다는 얘기다.

그 생화학적 과정은 잘 알려져 있다. 즉, 비타민C는 간세포에서 포도당이 몇 단계 변화해 궁극적으로 비타민C(아스코르빈산)로 변환되기 때문에, 비타민C의 구조는 그 모체 물질인 포도당과 화학적으로 매우 유사하다. 그런데 포도당이 비타민C로 전환되는 마지막 단계가 산화인데, 그 산화를 주도하는 산화효소(oxidase)라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유도됨으로써 마지막 단계인 산화 과정에 결함이 생겨 최종 산물인 비타민C(아스코르빈산)의 합성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문제는 왜 영장류와 기니피그에서만 그 산화효소를 만드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한 과학적인 이유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유전학의 발달에 따라 유전자 조작이 자유로워진 최근에는 실험용 생쥐의 유전자 조작을 통해 비타민C의 생체실험이 용이하게 되었다. 이는 포도당이 비타민C로 전환되는 마지막 단계에 관여하는 산화효소를 합성 가능케하는 유전자를 인공적으로 돌연변이 시킨, 사람과 똑같이 생체에서 비타민C를 스스로 합성할 수 없는 생쥐가 실험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즉, 종래에는 생쥐를 이용하여 비타민C 효능에 대한 생체실험을 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왜냐하면 생쥐는 자기 몸에서 비타민C를 필요한 대로 스스로 만들어내기에 결핍의 증거를 얻을 수 없어서이다. 사람처럼 비타민C가 결핍되어야 충분한 양의 비타민C를 복용케 함으로써 복용하지 않아 결핍 상태에 있는 동물과의 효능 차이를 생생하게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인간은 비타민C가 결핍되면 괴혈병(scurvy)이 발병하는데 신체가 전체적으로 허약해지고 피부에 점상출혈이나 반상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잇몸출혈과 골막하출혈 등이 나타나고, 어린이의 경우 뼈 발육에 이상이 생기기도 한다. 심지어 비타민C의 결핍을 그대로 방치하면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비타민C의 중요한 생화학적 특성은 비타민 A, D, E, K 등이 지용성인 것과 달리 수용성이라는 것이다. 특히 항산화제 비타민으로 알려진 비타민 A, C, E, 베타카로틴 중에서 오직 비타민C만 수용성인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비타민C가 그 화학적 특성상 항산화제가 만드는 부작용을 해결하는 ‘해결사’ 노릇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해결사로 뛰려면 비타민C는 신체의 각 부위를 빠른 속도로 다닐 수 있는 수용성의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 항산화제가 만드는 부작용이란 무엇일까? 생화학적으로 볼 때 항산화제는 전자를 공여하는 물질이다. 흥미롭게도 전자를 공여하고 나서 그 물질은 독성을 나타내는 물질인 라디칼(radical)의 형태를 띠게 된다. 대표적인 항산화 비타민인 비타민E의 예를 들어보자. 우리가 건강을 위해 흔히 복용하는 비타민E의 화학명칭은 알파-토코페롤(α-tocopherol)인데 그 항산화 능력은 비타민C보다 훨씬 강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동맥경화의 중요 요건인 지질(콜레스테롤)의 산화를 막아주는 능력이 대단히 뛰어난데 이 물질은 항산화라는 좋은 기능을 수행한 후 즉시 알파-토코페록실 라디칼(α-tocopheroxyl radical)이라는 산화촉진제로 변환되면서 인체에 독성을 나타낸다. 다행스럽게 이 물질이 인체에 독성을 나타내기 전에 아주 빠른 시간 안에 원래의 비타민E로 재생이 되는데, 그 재생의 과정에 비타민C가 필연적인 역할을 한다. 뒤집어 이야기하면 비타민C가 부족한 상태에서 비타민E만 복용하면 비타민E 복용이 오히려 인체를 상하게 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편, 비타민C가 강력한 항산화제가 아니라 이상적인 항산화제라는 점도 중요한데, 비타민C는 다른 항산화제와 달리 항산화 기능 후 라디칼로 변하지만 독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임상적으로도 비타민C 과다 사용에 따른 의미 있는 부작용은 보고된 것이 없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비타민C를 섭취하고 있다. 대표적인 항산화제인 비타민C는 생체 내에서 3 종류의 형태로 존재한다.

1. 환원형 비타민C
2. 아스코르빌 라디칼(비타민C 라디칼)
3. 산화형 비타민C

흔히 우리가 섭취하는 비타민C는 환원형 비타민C(L-아스코르빈산)이다. 일단 전자 한 분자를 주면서 항산화 기능을 한 후 비타민C 라디칼이 되지만 독성이 없다. 한번 더 전자를 공여하며 산화형 비타민C(dehydroascorbate; DHA)가 된다. 쉽게 설명하면 다른 항산화제와 달리 비타민C는 두 단계의 항산화 기능을 거친다는 말이다. 인간의 혈중에 존재하는 비타민C는 98% 정도가 환원형이고 약 2% 정도가 산화형으로 알려져 있으며 라디칼 상태는 매우 짧은 시간 존재하기 때문에 실제로 혈중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비타민C의 기능을 알려면 이 물질의 흡수에 관한 지식이 필요하다. 비타민C의 흡수에 관여하는 수용체는 두 종류가 존재하는데, 환원형 비타민C의 흡수에는 나트륨 의존성 수용체 (Sodium-dependent Vitamin C Transporter; SVCT)가 담당하고 여기에는 1형(SVCT-1)과 2형(SVCT-2)이 존재한다. 1형은 비타민C를 대량으로 흡수하는 곳, 즉 작은창자(소장)에 가장 많이 분포하고 2형은 장기별로 전혀 다른 분포 양상을 나타낸다(organ-specific). 산화형 비타민C의 흡수에는 포도당 수용체(Glucose Transporter; GLUT)가 담당한다.

실제 소화관에서의 흡수에 관한 내용을 살펴보면, 100mg 정도의 소량의 비타민C의 경우는 십이지장이나 회장의 상부에서 SVCT-1을 통해 즉시 흡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1,000mg이 넘는 많은 양을 섭취했을 때는 제한적으로 흡수되어 그 흡수 비율이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필자의 오랜 경험과 관찰에 의하면 1,000mg 넘는 비타민C를 오랜 기간 섭취하면 소장에서의 SVCT-1의 발현이 유도되어 점차 흡수량이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아직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고, 다량의 비타민C를 섭취했을 때 흡수되지 않은 비타민C가 대장에 미치는 영향도 주목할만하다. 흡수되지 않은 비타민C는 대장 속에 있는 대장균의 성상을 변화시켜 대장 건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다른 물질과 달리 소장에서 제한된 흡수 양상을 보이는 비타민C만의 독특한 특성으로 파악된다. 예를 들어 다량의 비타민C를 섭취한 후 한두 달이 지나면 대변에서 독한 냄새가 사라지게 된다. 비타민C가 대변의 대장균 변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필자의 실험에 의하면 평소 비타민C 섭취량이 많을수록 좋은 균이 많이 번성하고 부패균은 억제당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대장암의 예방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비타민C 흡수와 관련하여 흥미로운 것은 흡수된 비타민C가 조직 내에 분포되는 양상이 균등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대뇌, 부신, 눈의 망막에 많이 분포하고 다음으로 간, 비장, 장, 골수, 췌장, 흉선, 뇌하수체, 콩팥에 상당량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알려지지 않은 기능에 대한 암시를 주고 있다. 특히 대뇌나 부신의 경우 혈중 농도의 200배에 가까운 고농도의 비타민C가 존재하여 비타민C의 기능에 대한 학문적 추정을 가능하게 해주는데 자세한 이야기는 각론에서 다루고자 한다. <23~29쪽>

『이왕재 교수의 비타민C 이야기』
이왕재 지음│라온누리 펴냄│275쪽│16,0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비회원 글쓰기 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