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아일랜드 여행기’이다. 하지만 아일랜드의 풍경을 읊거나 거기에서 저자가 느낀 단상을 중언부언하는 그저 그런 여행기는 절대 아니다. 이 책은 정체성과 기억, 풍경 같은 개념을 탐구하며 아일랜드를 두 발로 밟아가는 여행과 아일랜드의 역사와 문학을 잃고 연구하며 책을 써나가는 여행, 이렇게 두 차원의 여행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이 책은 저자의 명성을 드높여준 『걷기의 인문학』의 전작으로 내밀한 경험과 내면의 풍경을 포함한 수많은 재료들을 밀도 높게 엮어내며 하나의 주제에 천착하는 저자의 인문학적 에세이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 마음의 발걸음
리베카 솔닛 지음│김정아 옮김│반비 펴냄│468쪽│1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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