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분, 그 사람, 그놈. . .
그 분, 그 사람, 그놈. . .
  • 김우영
  • 승인 2008.03.27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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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우영의 살며 생각하며
▲ 작가 김우영     ©독서신문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들 말한다. 각기 틀린 개성과 외모 그리고 다른 직업과 또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아가려니 얼마나 무수한 인간적인 갈등과 괴리감 또는 환희와 자신의 야망 속에서 삶을 살아가야 하는가? 하는 답이 나오게 된다.

  이러는 과정에서 우리는 가장 가깝고 친하다는 이웃사촌과 일상을 맞닥뜨리며 회한의 오늘을 보내고 거침없이 여명을 밀치고 들어오는 내일을 맞으면서 나약한 인간의 군상郡像과 세월의 무상함을 덧없이 맛보게 된다.

  우리는 더러 상대방이 없는 좌석에서 그를 호칭 할 때 3인칭 대명사격으로 ‘그 분,그 사람, 그 놈’ 이라는 개략적인 평가를 한다. 흔히 쓰는 말 이지만 우리는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의미가 부여된다. 첫 번째 ‘그’라는 관형어에 붙은 호칭인  ‘그 분’이라는 말뜻은 상대방을 높여 부르는 호칭이고, ‘그 사람’이라는 호명은 보통 사람의 부를 때 사용되며, ‘그 놈’이라는 호칭은 상대방을 낮혀서 부를 때 주로 사용한다는 의미가 내재되어 있다.

  과연 가까운 나를 비롯하여 우리 주변의 사람들은 어떻게 선별되어 호칭이 붙여질까 하고 가만히 밑그림을 그려보며 되뇌어 본다. “과연 나는 주변의 많은 사람들로 부터 어떤 호칭으로 불려질까?” 욕심 같아선 “그 분”이라는 호칭으로만 불려졌으면 어떨까 하는 야무진(!) 상상도 해보지만 이는 본인의 희망사항일 뿐.

  결과는 평소 주변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본인의 인상과 인품이 반영되어 비추어졌느냐에 따라서 구분 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다. 다만 자신의 사적인 감정인 잣대로 보는 것만 제외하고 객관적인 시각의 평점만 정확한 시각으로 반영된다면 옳은 성적표가 매겨지는 것이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깨끗하고 눈사람 같은 시만 쓰다가 저 세상으로 간 시인 천상병님은 “이 세상은 봄날 하루 소풍 같은 것”이라며 낄낄 웃으며 서울 수락산 자락 아래의 집 골목길을 아이들과 뛰놀던 “그 분(!)”의 모습이 선하다.

  “세상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 고 평소 부르짖는 게 필자의 인생관이다. 암만 그렇구 말구. 봄 여름 가을 겨울 할 것 없이 1년 사계절이 정확하게 때만 되면 바뀌면서 우리 인간한테 선물하는 각종 계절의 대명사와 이름다운 자연환경 등이 있다.

  여기에다 검은 머리와 이목구비가 뚜렷한 곱상한 얼굴, 신비롭기까지 하게 열개로 쭉쭉 갈라진 손. 발가락, 나올 때는 나오고 들어갈 때는 알맞게 들어가 예술적 체형으로 까지 조형미를 갖춘 인간의 몸뚱이, 거기에다가 무수히 많은 뇌 골짜기로 이루어진 지혜와 슬기의 샘인 머리통 등을 지니고 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모습이 바로 우리 지구상에서 고등동물로 분류되는 “인간”이라는 생물학적 개체이다.

  이런 그림 같은 자연환경과 아름다운 몸매를 지닌 우리 인간이라는 군상들이 살아가는 이 지구상에 너 나 없이 호칭이 “그 분”으로만 불려지는 세상에서 산다면 얼마나 좋은 봄 소풍 같은 세상이랴, 이 세상을 누가 살맛 없다고, 또는 멋없는 사회라고 말 할 것인가. 그 분, 그 분들이 옹이종기 모여 살며 엔돌핀이 이 가을날  솔 솔 부는 바람처럼 용솟음치는 사회가 만들어져 오래토록 이렇게 여기에 펼쳐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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