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너’를 연민하는 마음. ‘나’보다 ‘너’가 마음이 아프거나 상처 입을 것을 먼저 걱정하는 마음. ‘너’가 ‘나’의 마음에 보답해주지 못한다 해도 기꺼이 먼저 ‘나’를 내어주는 마음. 저자는 사랑을 이렇게 정의한다. 건축사 수진은 회사 대표인 혁범과 연인 사이지만, 과거 상처로 견고해진 혁범이 친 벽에 부딪혀 자주 외로움을 느끼는데, 때마침 찾아온 8살 연하 조경사 한솔의 직진하는 사랑에 흔들리게 된다는 이야기. 작가는 ‘한 사람이 일하는 방식은 그 사람이 (누군가를) 사랑하는 방식을 투영한다’는 생각을 소설에 투영했다. 건축과 조경이란 직업 세계와 윤리 의식에 관한 세밀한 묘사도 이 소설의 특별한 매력이다.
■ 가만히 부르는 이름
임경선 지음 | 한겨레출판사 펴냄│220쪽│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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