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윤리’의 핵심… “도덕과 사람”
‘기업윤리’의 핵심… “도덕과 사람”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0.10.08 0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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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기업윤리’는 경영학에서도 가장 중요한 분과로 손꼽힌다. 기업윤리란 “기업이 이윤 추구 과정에서 지켜야 할 윤리”를 뜻한다. ‘이윤 추구 과정’이란 기업이 미래의 청사진을 그리고, 인재를 채용하고,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고, 그것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등 비즈니스 전 과정을 일컫는 말인데, 기업윤리란 바로 그 과정에서 기업이 지켜야 할 도덕적 책임을 말한다. 최근 서점가에는 기업의 윤리와 도덕성을 강조하는 책들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책 『정의로운 시간의 조건』의 저자 모리타 켄지는 “도덕적 성장을 이룬 사람들 대다수는 일의 성과도 이전보다 나아졌다”며 에도 시대의 윤리학자인 이시다 바이간의 ‘석문심학’(石門心学)을 바탕으로 기업 경영을 파악한다. 석문심학이란 일반 대중을 위한 “실천적인 도덕, 생활철학”을 말한다. 오늘날에는 경영학에서 기업윤리를 설명할 때 종종 인용되고 있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지금, 왜 도덕적 기업을 말하는가?”라는 물음 안에 있다. 저자는 지속적인 발전을 하려면 ‘도덕력’(道德力 : 사람의 마음속에 도덕이 작용하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면 “같은 시간 동안 같은 임금을 받고 일하더라도, 회사가 직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혹은 직원이 회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노동자의 정신 상태는 달라진다”는 것.

즉 회사가 직원에게 아무리 많은 돈을 준다하더라도 회사가 직원을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부품으로 생각하고, 반대로 노동자가 회사를 잠깐 머물다가는 나무 그늘 정도로만 생각한다면 결과적으로 서로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는 말이다. 저자는 회사와 직원의 상생을 위해서 도덕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오늘날의 기업은 도덕보다는 법률과 규칙을 우선시해 조직 사회가 그만큼 경직돼 있어서 창조적인 혁신과 발전이 어렵다고 진단한다.

결국 답은 도덕력을 바탕에 둔 ‘사람중심 경영’에 있다. 저자는 “실패한 경영자의 대부분은 단순히 수치만을 바라봤을 뿐, 직원의 본성을 파악하는 데 소홀했을 것”이라며 “상품 가격, 원가율, 매출 등의 수치를 정확히 알고 분석하는 것도 물론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직원은 모두 한 번뿐인 인생을 살고 있는 인격체다. 개개인의 얼굴을 바라보고 각자의 본성을 이끌어내는 노력을 하지 않고서는 기업의 장기 성장을 실현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왜 도덕경에서 혁신을 배우는가?”라는 슬로건을 내건 책 『실리콘밸리로 간 노자』의 저자 박영규 역시 “사람을 부품으로 여기는 조직은 오래가지 않는다”고 말하며 노자의 무위사상을 바탕으로 실리콘밸리를 주름잡고 있는 기업들의 윤리 경영 사례를 분석한다. 저자는 이를 『도덕경』에 나오는 ‘경즉실본(輕則失本) 조즉실군(躁則失君)’이라는 경구로 설명하는데, 가벼우면 근본을 잃게 되고, 조급하면 군주의 자리를 잃는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불경기가 찾아오면 대개의 CEO들은 직원들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다. 그래서 해고나 구조조정이라는 손쉬운 방법으로 그 짐을 벗어던진다. 하지만 그런 기업은 오래가지 못한다”라며 “어려울 때 자신들을 지켜주지 못하는 회사에 대해 충성을 바칠 직원은 많지 않을 것이다. 언젠가는 자신의 차례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 그러다 보면 조직의 기강이 흔들리고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한다.

이어 저자는 경쟁자에게도 예의를 갖출 것을 요구하는데, 빌 게이츠가 자신의 경쟁자였던 게리 킬달의 장례식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것을 예로 들며 승리하더라도 이를 미화하지 않는 노자의 ‘승이불미’(勝而不美)의 정신을 강조한다. 전쟁에서 승리한 사람을 추켜세우는 것은 결국 살인을 정당화하고 미화하는 ‘비도덕적 행위’라는 것이다.

기업윤리의 출발은 “모든 일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이치를 잊지 않는 데서 시작한다. 기업과 직원, 심지어 경쟁사까지도 결국엔 같은 시장에서 혁신하고 동반성장해야 할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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