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최영미 시인의 싸움·사랑의 기록 『서른, 잔치는 끝났다』
[책 속 명문장] 최영미 시인의 싸움·사랑의 기록 『서른, 잔치는 끝났다』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0.09.28 16: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선운사에서」 <10쪽> 

그리하여 이 시대 나는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하나
창자를 뒤집어 보여줘야 하나
나도 너처럼 썩었다고
적당히 시커멓고 적당히 순결하다고
버티어온 세월만큼 마디마디 꼬여 있다고
「너에게로 가는 길을 나는 모른다」 <14쪽> 

상처도 산 자만이 걸치는 옷
더이상 아프지 않겠다는 약속
「마지막 섹스의 추억」 <22쪽>

너의 젊은 이마에도
언젠가 노을이 꽃잎처럼 스러지겠지
「아도니스를 위한 연가」 <40쪽>

누군가와 싸울 때마다 난 투명해진다
치열하게 비어가며 투명해진다
「사는 이유」 <46쪽> 

여름은 감탄도 없이 시들고
아카시아는 독을 뿜는다
「사랑의 힘」 <95쪽>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어느날 오후에 대해
아, 끝끝내, 누구의 무엇도 아니었던 스무살에 대해
「나의 대학」 <61쪽> 

네가 지키려한 여름이, 가을이
한번 싸워보지도 못하고 가는구나
「북한산에 첫눈 오던 날」 <56쪽> 

『서른, 잔치는 끝났다』
최영미 지음 | 이미 펴냄│132쪽│10,000원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