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불을 지르는 책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불을 지르는 책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0.09.25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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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수업이 늘자 서점에서는 공부 관련 책이 여럿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대표적으로 박성혁의 『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과 김영민의 『공부란 무엇인가?』, 그리고 한동일의 『한동일의 공부법』이다. 그런데 이 책들은 모두 ‘공부법’에 대한 책이라기보다는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불을 지피는 책이다. 집에서 공부할 때 해이해지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공부는 재미있고 의미 있는 것 

고등학생 때 초등학생 문제집을 풀어야 했을 정도로 공부를 못했지만 노력 끝에 서울법대에 합격했다는 박성혁은 책 『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에서 공부가 가진 여러 가지 가치를 전한다.  

그는 먼저 공부에서 ‘재미’를 찾는다. 게임도 어떻게 하는지를 알아야 비로소 재미있듯, 공부 역시 실력이 일정 궤도에 오르면 재미를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무엇보다 참을성을 갖고 공부가 재밌어질 때를 기다리라고 조언한다.   

이외에도 박성혁은 공부가 ‘마음을 다스리는 수행’이기에 의미 있다고 말한다. 놀고 싶거나 포기하고 싶은 욕망이 일어날 때마다 참고 공부하다 보면 절제력이 점점 강해지고, 결국 자신의 인생을 의지대로 움직일 힘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공부를 통해 읽고 외우는 한 줄 한 줄의 가치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그는 교과서나 문제집의 문장들이 “누군가 평생을 바쳐 치열하게 깨달은 지식과 지혜”라며 이를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박성혁은 “운 좋게 우리에게 주어진 ‘공부할 특권’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되겠다”며 ‘공부할 수 있는 기회’에 대해서도 의미를 둔다.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기회가 누군가에게는 사무치게 서러운, 단 하루만이라도 가져보고 싶은 ‘결코 누릴 수 없는 축복’이라는 것이다.   

#진정한 공부는 지적 변화와 쾌감을 일으킨다 

김영민 서울대 교수는 책 『공부란 무엇인가?』에서 그가 생각하는 ‘진정한 공부’를 말하는데, 독자는 그 수준 높은 공부를 통해 그동안 몰랐던 공부의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그가 말하는 공부는 입시와 취업으로 환원되지 않는 공부다. 그는 그저 시험만을 위한 공부를 ‘날씨가 좋은 날 아름다운 길을 돌아보지 않고 바삐 지나치는 행위’에 비유하며, 진정한 공부는 흥미로운 지적 체험을 통해 ‘지적 변화’를 일으킨다고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공부의 목적은 암기보다는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데 있다. 가령 책을 읽을 때는 행간에서 저자가 침묵하는 내용을 읽어내고, 책 내용 근저에 뒷받침하고 있는 가정과 전제들을 재구성하며 비판적으로 읽어야 한다. 그러한 공부는 언젠가 잊어버릴 지식이 아니라 ‘어제보다 나아진 나’를 만든다. 

김 교수는 또한 공부하는 중에 한없이 편하다는 느낌이 들면 뭔가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팔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 평소보다 무거운 덤벨을 반복해서 들어야 하듯 ‘생각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는 이제껏 하지 않았던 생각들을 하며 더 높은 앎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공부가 일정 궤도에 오르면 ‘지적 쾌감’을 얻을 수 있다.  

#나도 했으니 너도 할 수 있어 

동아시아 최초로 7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의 930번째 변호사가 된 한동일은 책 『한동일의 공부법』에서 고난과도 같았던 공부 여정을 풀어놓는다. 그런데 이 지난한 여정은 아이러니하게도 ‘공부하고 싶은 마음’을 일으킨다. 

지난 2001년 30세의 나이에 이탈리아에서 공부를 시작한 그는 이탈리아어나 라틴어 초보자였으나 그 두 언어로 법을 공부해 10년 후 합격률 5~6%에 불과한 변호사 자격을 딴다. 그가 이러한 대업을 성취할 수 있었던 이유는 특별한 ‘공부 방법’이나 ‘공부 기술’ 혹은 ‘머리’가 아니라 단지 겸손함과 성실함 때문이었다. 

그는 공부를 할 때 결코 쉬운 길을 찾지 않았으며 좌절하더라도 환경 탓을 하지 않았다. 그저 매일매일 같은 시간에 공부를 해나갔을 뿐이다. 때로는 스스로 남과 비교하며 무너지고, 가족이나 친구의 비난을 들어야 했지만 그는 흔들리면서도 꺾이진 않았다. 그저 꾸준히 걸어서 높은 산의 정상에 오른 그를 보고 독자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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