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대 사망 원인 1위 ‘자살’, “돌봄만이 살길”
10∼30대 사망 원인 1위 ‘자살’, “돌봄만이 살길”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0.09.24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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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10대 사망 원인은 악성신생물(암), 심장 질환, 폐렴, 뇌혈관 질환, 고의적 자해(자살), 당뇨병, 알츠하이머병, 간 질환, 만성 하기도 질환(호흡기 질환), 고혈압성 질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의적 자해인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는 2년 연속 증가했는데, 작년에 우리나라 인구 중 1만3,799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하루 평균 약 38명인 셈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사망원인통계 결과’를 살펴보면 10∼30대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었다. 특히 10대 사망자의 37.5%, 20대는 51.0%, 30대는 39.0%가 자살로 사망했다. 성별 자살률은 남자(38.0명)가 여자(15.8명)의 2.4배에 이르렀는데, 남성의 경우 전년 대비 자살률이 1.4% 하락한 반면 여성(6.7%)은 높아졌다. 특히 중앙심리부검센터의 ‘자살사망자 전수조사’의 현재까지 결과를 보면, 작년 10~11월에 20대 여성의 자살 급증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자살은 사회 구조적, 개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므로 주된 요인을 어느 하나로 설명하긴 어렵다. 다만 지난해 10월부터 자살 사망자 수가 급증한 것으로 보아 유명 연예인의 자살이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유명인의 자살사망은 고위험군의 자살을 촉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연예계와 협력해 ‘자살 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사전적 예방체계를 보완·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복지부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유명인 자살 이후 2개월간 자살자 수가 다른 기간에 비해 급증했고, 유명인 자살 사건으로 인한 모방 자살 효과가 하루 평균 6.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인 또는 평소 선망하던 인물이 자살할 경우, 그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해서 자살을 시도하는 현상인 ‘베르테르 효과’가 단순히 일시적 현상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하고 있는 것이다.

아버지를 자살로 잃은 경험이 있는 저널리스트 에릭 마커스는 책 『왜 자살하는가』에서 “저마다 다른 상황의 청소년과 청년층의 자살 또는 자살 시도 원인을 규명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으니 정확한 이유도 알 수 없다”며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들이 자살을 시도하는 이유는 삶의 시련을 이겨내지 못해서이다. 절망에서 빠져나올 희망이 보이지 않아 죽음만이 유일한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어 “우울증에 관한 교육, 심리 상담 치료, 투약, 처방약의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는 자살 위험에 대한 교육 등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다. 하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모든 이들을 막을 수는 없으며 살고 싶어 하지 않는 이들을 혼자만의 힘으로 살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며 “내 파트너의 누이는 2006년에 자살 시도를 했고 2년 후에 정신과 처방약을 끊고 기어이 자살하고 말았다”고 회고한다. 당사자가 확고한 결심을 가지고 몰래 실행하는 경우라면 막을 도리가 없는 것이다.

책 『심리부검 : 사람은 왜 자살하는가』의 저자 서종한은 무엇보다 “한국사회에 흐르는 자살에 대한 낙인과 오해를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한다. 그는 “자살은 특수한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며, 누구나 자살 위험을 경험할 수 있고 또 누구나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더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공유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자살을 방지하고, 유가족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자살예방을 위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우선이다. 자살을 쉬쉬하며 언급을 피할 것이 아니라 유가족들이 사망자를 충분히 애도하고 슬픔을 치유할 수 있도록 따뜻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자살을 예방하는 길은 결국 주변 사람에 대한 관심과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메시지를 얼마나 잘 파악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중앙자살예방센터에서 발간한 책 『어떻게들 살고 계십니까?』의 한 대목이다. 결국 가족과 친구들의 어려움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이는 삶’만이 우리 모두를 자살로부터 구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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