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카, 장기하, 박진영, 우혜림… ‘작가’가 되고 있는 연예인들
제시카, 장기하, 박진영, 우혜림… ‘작가’가 되고 있는 연예인들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0.09.22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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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제시카, 장기하, 박진영, 우혜림, 김호중, 전효성, 타일러 라쉬, 양준일…
올해는 그 어떤 해보다 책을 내는 연예인들이 많은데, 일부 연예인들이 낸 책은 뭔가가 다르다. 일반적으로 연예인이 쓴 책이라고 하면 그들의 인생을 이야기하는 자서전 형식이지만, 요즘 나오는 책들에는 책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와 독특한 철학이 담겨 있다. 연예인들은 이제 그들의 인생이 아니라 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쓴다.  

“내 꿈은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방송인 타일러 라쉬는 책 『두 번째 지구는 없다』에서 그가 가장 하고 싶었다는 말을 꺼낸다. 그동안 방송에서 여러 차례 기후위기 문제를 꺼냈으나 재미없다는 이유로 편집되거나 빨리 감기로 풍자의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지난 2016년부터 돈을 받지 않고 WWF(World Wildlife Fund, 세계자연기금)의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는 그는 인간의 환경 파괴로 지구가 점점 살 수 없는 곳이 되고 있다는 지표들을 내놓으며 환경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킨다.  

지난 7월 7년 열애 끝에 결혼한 원더걸스 출신 방송인 겸 통번역가 우혜림의 에세이 『여전히 헤엄치는 중이지만 : 우혜림 사랑 에세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성숙한 사랑’이다. 우혜림은 그 사랑을 “고유하고 건강하게 존재하도록 도와주는 것, 지배하거나 종속시키려 하지 않는 것, 상대방에게 깨어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책의 제목을 ‘성숙한 사랑 하는 방법’이라고 바꿔도 좋을 정도다. 가령 그는 사랑 고백을 고민하는 이에게 “상대방에 대한 호감을 표현했는데 그가 거절하는 것은 사랑의 실패가 아니라 사랑을 표현한 것에 성공한 것”이라고 조언한다. 또한, 오직 연인만 들어올 수 있는 마음속 ‘침범 금지 구역’을 만들어 그곳을 보호하고 정돈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해야 타인에게서 받은 나쁜 영향을 연인에게 전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CCO(Chief Creative Officer)의 에세이 『무엇을 위해 살죠?』는 성경의 가치와 성경을 기반으로 한 복음(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전한다. 지난 2012년 모든 것을 제쳐놓고 떠난 예루살렘에서 성경 속 예언이 전부 이뤄졌음을 확인한 그는 ‘난 뭘 위해 살아야 하는 걸까?’ ‘난 왜 태어났을까?’ ‘날 누가, 왜 만든 걸까?’ 같은 인생의 질문에 대한 답을 성경을 통해 풀어놓는다.  

“모두에게 확실한 것은 매 순간 죽음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뿐이다. 어쩌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든 것이 나아지고 있다는 믿음은, 죽음을 잊기 위한 몸부림인지도 모른다.”
가수 장기하의 에세이 『상관없는 거 아닌가?』를 관통하는 주제는 ‘죽음’이다. 그가 이 책에서 말하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들’은 죽음 앞에서 사소해지는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가령 패션이나 물건, 돈, 명예, 권력 등은 무덤에 가지고 가지 못할 것들이지만, 우리는 이것들을 필요 이상으로 욕망하며 스스로 고통받는다. 장기하는 그런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그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 같은 것은 나도 모른다. 뾰족한 수는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마치 한 단어를 반복해서 되뇌면 그 의미가 불확실해지는 기분이 들듯이,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들을 죄다 끌어내 써보는 것만으로도 그것들의 힘이 좀 약해지지 않을까 하는 정도의 기대는 하고 있다.”    

걸그룹 소녀시대 출신 제시카 정은 오는 29일 소설 『샤인』을 출간한다. 그는 이 소설에서 케이팝 스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전부를 포기할 수도 있는 열일곱 살 소녀의 삶을 그리며 한 명의 소녀가 무대 위에서 빛나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를 말한다. 엄격한 규칙이 있는 기나긴 연습 생활, 수많은 사람들의 냉혹한 평가, 끝없는 시기와 질투, 은밀한 언론 플레이, 여성 스타이기에 받아야 했던 성차별적이고 부당한 대우 등 주인공 앞에 펼쳐지는 세상은 비단 상상만으로 그려낸 것이 아니기에 독자의 관심을 모은다. 한편,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 출간되는 이 책은 영어로 쓰였고, 번역가 박지영이 번역했다. 제시카 정은 현재 후속작 『브라이트』를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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