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동네책방 연결하는 ‘서울형책방’… 취지는 굿, 운영은 글쎄?
시민-동네책방 연결하는 ‘서울형책방’… 취지는 굿, 운영은 글쎄?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0.09.19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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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울형책방]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길을 걷다 들어간 동네책방에서 행복을 찾는 이들을 위한 희소식이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도서관이 주관하는 지역 서점 활성화 프로그램(서울형책방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16일 온라인 플랫폼 ‘서울형책방’이 문을 열었다. 이 플랫폼은 사실 지난해 만들어졌지만, 지난해에는 그저 서울형책방 사업을 홍보하는 데 쓰였다면 이제는 여기서 서울의 모든 동네책방과 시민의 연결을 도모하고 있다.  

이 플랫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책방 찾기’다. 이용자가 위치 정보를 입력하면 주변에 어떤 책방들이 있는지 찾을 수 있는 기능이다. 서울형책방 사업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의 거의 모든 동네책방(350여곳)의 위치와 연락처가 입력돼 있다.

‘책방 프로그램’을 클릭하면 동네책방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볼 수 있다. 프로그램들은 서울시가 지난 4월 동네책방 100군데에 100만원씩 지원해 만들어진 것들이다. 본래는 오프라인 프로그램이 많았으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일부가 온라인으로 전환됐다. 작가 초청 북토크, 동네서점 관계자들과 함께하는 이야기 모임, 계절에 맞는 꽃으로 꽃바구니를 만드는 수업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이용자가 ‘신청하기’를 누르면 동네책방의 인스타그램과 연결된다. 동네책방 수입의 많은 부분이 책 판매보다는 다양한 문화 활동에서 발생하는 만큼 동네책방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한편, 올해 서울형책방 사업에 선정되지 않은 동네책방들도 프로그램이 있다면 여기서 홍보할 수 있다. 

동네책방이 제작한 독특한 굿즈와 독립출판물을 판매하는 공간(‘책방 상품’)도 있다. 책갈피, 엽서, 컵, 에코백 등의 상품을 클릭하면 판매 페이지로 이동한다. 독립출판물은 아직 몇 권 없지만, 향후 독립출판물을 한데 모은 온라인 서점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생긴다. 굿즈나 독립출판물을 판매하고 싶은 동네책방은 ‘서울형책방’에 이메일을 보내 신청하면 된다. 

서울시는 향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다양한 독서 관련 사업들도 이 플랫폼에서 운영할 예정이다. 가까운 시일 내로 ‘청계천 헌책방 특화 프로그램’과 ‘한 평 시민 책시장’ ‘제5회 서울서점인대회’가 차례대로 개최된다. 

이렇듯 가치 있는 플랫폼이지만,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적지 않아 보인다. 일단 이 플랫폼에 접속하기가 쉽지 않다.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네이버나 다음에서 ‘서울형책방’을 검색하면 플랫폼으로 연결되는 링크가 나오지 않는다. 구글에서 검색하거나 웹 브라우저 주소창에 도메인 이름을 입력해 들어가야 한다. 

플랫폼에 담긴 정보도 그다지 정확하지 않다. 프로그램 신청을 받는 중이라고 표기된 일부 동네책방에 연락하면 진작에 신청이 마감됐다는 말이 돌아온다. ‘신청하기’를 클릭했으나 동네책방과 연결되지 않는 오류들도 왕왕 있다.   

또한, 이 플랫폼은 스마트폰으로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스마트폰으로 플랫폼에 접속해 프로그램이나 위치 정보 등을 알기 위해서는 클릭했던 곳을 반복 클릭해야 하는 수고를 감내해야 한다. 

플랫폼에서 동네책방과 이용자의 연결이 대부분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도 문제다. 플랫폼은 스마트폰에서 이용하기 불편한 반면, 인스타그램은 스마트폰에 최적화돼있기 때문이다. 이용자는 컴퓨터에서 찾은 정보를 다시 스마트폰에 입력해야 해서 번거롭다. 서울형책방 관계자에 따르면 스마트폰 앱 제작은 내년에 검토할 예정이다.   

수익성이 없지만 가치 있는 사업에 서울시가 나서준 것은 반길만한 일이다. 그러나 할 거면 제대로 했으면 한다. 공무원이 만든 플랫폼이 그렇지 뭐… 라는 비판이 나오지 않게. 어쨌든 이 사업에 많게는 1억원의 국민 세금이 쓰인다. 아직 문을 연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으니, 충분한 개선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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