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 시대에도 ‘인문학’은 살아있다
뉴노멀 시대에도 ‘인문학’은 살아있다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0.09.22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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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인문학은 “인간과 관련된 근원적인 문제나 사상, 문화 등을 중심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을 뜻한다. 코로나19로 촉발한 뉴노멀(New Normal :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기준이나 표준) 시대에도 인문학의 중요성은 더할 나위가 없다. 난국을 돌파할 힘 역시 인간의 지혜, 즉 인문학적 사고로부터 기인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표준에 대한 인문학적 사고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책 『퇴근길 인문학 수업 : 뉴노멀』의 편저를 맡은 오철수 백상경제연구원장은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를 것이다. 성장은 멈추고 관계는 멀어지면서 단절과 소외의 시간이 길어지고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하며 미래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방법으로 인문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먼저 ‘기술과 행복’에 관한 부분이다. 여기서 저자는 초연결 사회에서 디지털 기술이 인간에게 가져다주는 의미와 그 변화상을 들여다본다. 특히 챕터 「소유에서 접속으로」의 필자 연유진은 ‘공유경제’의 의미를 되짚으며 “소유권을 가진 재화를 유휴(遊休 : 쓰지 않고 놀림) 상태로 놓아두는 대신, 다른 사람들이 재화에 접근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공유경제는 ‘구독경제’와도 비슷한 의미인데, 접속을 통한 소비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공급자가 주기적으로 제공하는 유통방식”을 말한다. 구독경제의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스트리밍’(streaming : 인터넷에서 음성이나 영상, 애니메이션 등을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기법) 서비스이다. 즉 이제는 무언가를 ‘소유’한다는 개념에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를 여러 사람이 ‘공유’하고 ‘구독’한다는 관념으로의 대전환이 요구된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공유 오피스나 셰어 하우스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음은 ‘우리의 삶’에 관한 부분이다. 챕터 「100세 시대의 사고」의 필자 김학중은 뉴노멀 시대에는 ‘핵심가치에 집중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가 정의하는 핵심가치란 “행동이나 의사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기준이자 신념”이다. 그는 “나의 핵심가치는 내 삶의 원칙이자 기준이고 의사결정과 행동을 위한 신호등”이라며 마음의 평화, 가족, 건강, 나눔, 봉사의 가치를 실천하며 살아갈 것을 당부한다.

특히 저자는 위의 핵심가치 중 가족, 특히 ‘가족을 대하는 자세’를 비롯해 가족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할 것을 주문한다. 저자는 “예전처럼 누군가의 희생이나 순종을 전제로 하는 가족의 안정은 더 이상 요구하기 어렵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가정이 돼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서로 존중하는 부부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부부는 가족의 핵심이며 출발점이고 자녀에게는 모델”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저자는 가깝고 소중한 관계일수록 ‘적당한 거리’가 중요하다고 말하며 지나치게 밀착된(서로에게 간섭하는) 가족 관계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마지막은 ‘생각의 전환’이다. 챕터 「이런 인권, 어떻습니까」의 필자 문승호는 뉴노멀 시대의 중요한 가치관으로 ‘인권감수성’을 꼽는다. 그는 “내 일이 아니지만 마치 내가 처한 상황처럼 인식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 생각의 폭을 넓히고 공감하는 것. 모든 이의 기본적 권리와 보편적 권리를 인정해주는 것. 나는 이 세 가지가 인권감수성을 정의하는 핵심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결국 뉴노멀 시대의 인문학은 나와는 생각이 다른 사람을 포용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어떤 것을 혼자만 소유하기보다는 공유하고,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특정한 가족구성원의 가치관을 말살하지 않으며, 성별·나이·국적·학벌·성정체성 등으로 누군가를 차별하거나 혐오하지 않는 것. 그리고 끝내 연대하는 것. 뉴노멀 시대의 인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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