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윤영찬 사건 파장이 우려되는 진짜 이유
추미애·윤영찬 사건 파장이 우려되는 진짜 이유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9.15 08: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 왼쪽부터 추미애 법무부 장관,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공평하고 올바른 것에 대한 추구가 강해진다. (중략) 경제적 풍요 속에 성장했지만 저성장 시대의 좌절감도 경험하고 있는, 치열한 경쟁이 생활화된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 때문이다. (중략)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공정을 추구하는 세대가 일어서고 있다.” - 책 『트렌드 코리아 2020』 中

사람들이 절대 못 참는 것 중 하나가 ‘불평등’이다. 힘들어도 모두가 함께 힘들다면 그건 극복해야 할 과제로 참작되지만, ‘누군 되고 누군 안 되고’의 불평등 문제는 쉽게 용납되지 않는다. 설령 그것이 적법한 것이었다고 해도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적절한 절차 범위를 넘어섰다면 그건 ‘불평등’ ‘불공정’으로 간주돼 대중의 분노를 유발한다.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아들의 군 보직 부정청탁 여부 및 병가 특혜 여부’와 관련한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2016년 11월 추 장관의 아들 서모씨가 카투사로 입대할 즈음 용산 배치에 관한 청탁 의혹, 이후 2017년 6월 일으킨 1·2차 병가의 특혜 여부 그리고 그해 11월 서씨를 평창동계올림픽 통역병으로 선발해달라는 청탁 의혹 때문이다. 애초 서씨는 2017년 6월 14일 10일간의 병가(무릎 수술)를 마치고 복귀하게 돼 있었으나, 전화로 9일을 더 연장한 후 휴가가 끝난 23일에도 복귀하지 않아 군무이탈로 의심받았는데, 이와 관련해 당시 부대 당직 사병은 전화로 서씨에게 복귀를 종용하자 이후 갑자기 상급 부대 대위가 나타나 ‘미복귀가 아닌 휴가로 처리할 것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서씨 측은 2차 병가 시작(15일) 6일 뒤인 21일 이메일로 병가 서류를 제출했다고 반박했으나 부대 전산망에 해당 자료가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다. 국방부는 서씨 휴가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당연히 있어야 할 서씨의 1·2차 병가 ‘결재’ 기록이 확인되지 않아 의심이 걷히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추 장관 부부 중 한명이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관련 내용이 군 내부 문서에 기재됨)를 하고, 당시 추 장관의 보좌관이 군 간부와 통화한 정황(군 간부 증언)이 드러났는데, 이는 보좌관과 군 간부의 통화 사실을 부인하며 아들의 휴가 연장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던, 그간 해당 문제가 지적될 때마다 “소설 쓰지 말라”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던 추 장관의 주장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온라인에선 “일개 병사의 휴가를 처리하는데 상급 부대에서 나온다는 게 말이 되냐. 결국 추미애 아들이어서 그런 것 아니냐”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지난 12일에는 서씨의 복무지와 통역병 선발에 관한 청탁이 있었다는 폭로도 터져 나왔다. 서씨 복무 당시 미8군 한국군지원단 단장으로 근무했던 예비역 대령 C씨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서씨가 신병교육대에서 교육을 받을 당시 참모 중 한명으로부터 ‘모처에서 서씨의 용산 배치 여부를 물었다. 안된다고 하면서 부대 분류에 대한 설명을 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2017년에) 국방부로부터 통역병을 선발한다는 공문이 하달되자 참모들로부터 ‘서씨와 관련해 여러 번 청탁 전화가 오고 2사단 지역대에도 청탁 전화가 온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부하들에게 큰 문제가 된다는 것을 인지시키고 지역대별 추첨으로 통역병을 선발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추 장관은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사과를 전했지만, 자세한 해명은 생략했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불공정’ 이슈로 주목받았다. 지난 8일 국회 본회의 도중 보좌진과 주고받은 부적절한 내용의 문자가 국회 출입 기자의 카메라에 포착된 것. 메신저에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연설은 바로 (카카오) 메인에 반영되네요”라는 보좌진의 말에 윤 의원이 “이거 카카오에 강력히 항의해 주세요. 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 하세요”라고 답하는 내용이 담겼다. 여기서 크게 문제가 된 건 “들어오라 하세요”라는 대목. 본인은 포털이 기사를 편파적으로 노출했다고 생각했다지만, 아랫사람을 대하듯 ‘오라 가라’하는 태도와 포털에 압력을 가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부정적 여론이 크게 일었다. 사실 기사 노출이 편파적인 것도 아니었다. 실제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연설 기사 포털(카카오) 노출 시간은 10시간 14분에 기사 3건으로 주호영 원내대표(9시간, 2건)보다 더 많고 길었다. 윤 의원은 동아일보 기자, 네이버 부사장을 거쳐 문재인 정부 초대 국민소통수석을 역임한 인물로, 언론과 포털의 생리를 잘 알면서도 문제적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정치권 안팎의 비판이 쇄도했고, 결국 윤 의원은 사과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필립 게시아르즈 박사의 연구팀이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 학술지 『플로스 원』에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불평등은 불이익받는 사람은 물론 이득을 얻는 사람의 근로 의욕까지 떨어뜨린다. 실험 참가자 810명을 세 그룹으로 나눠 간단한 업무를 시킨 뒤 수고비를 차등 지급했더니 그 사실을 안 이후 참가자 전체의 근로 의욕이 하락했기 때문. 연구팀은 “보상이 적을 때뿐 아니라 시스템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될 때 동기 부여가 크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불공정 특혜는 수혜자와 피수혜자 모두에게, 더 나아가 우리 사회 전체에 큰 피해를 끼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비회원 글쓰기 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