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으로 알아보는 영화 언어] ‘맘마미아!·라라랜드·보헤미안 랩소디’
[명작으로 알아보는 영화 언어] ‘맘마미아!·라라랜드·보헤미안 랩소디’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0.09.13 0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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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거나 강력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영화를 선정하여 그 영화의 명장면을 분석합니다. 대중에게 친숙한 영화의 장면 분석을 통해 간단한 영화 언어를 습득할 수 있다면, 콘텐츠를 소비하는 관객들에게 영화를 조금 더 분석적으로 관람할 수 있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입니다.

[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이탈리아 출신 예술비평가 카누도는 당시 ‘단순한 볼거리’에 지나지 않았던 영화를 예술로 생각했습니다. 그는 음악, 시, 무용, 건축, 조각, 회화에 이어 영화를 ‘제7의 예술’로 명명했습니다. 카누도가 보기에 영화는 시간 예술과 공간 예술을 아우르는 ‘종합 예술’이었던 것이죠.

책 『영화이미지학』의 저자 김호영은 카누도의 사유를 빌려 영화가 “공간과 시간들의 절묘한 화합”이며 “영화야말로 시간과 공간의 질서에 모두 속하는 종합적 조형 예술이자 움직이는 이미지들에 기반을 두는 움직이는 조형예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뮤지컬 영화’(musical film)는 그러한 영화의 시공간적 리듬감이 극대화된 장르입니다. 음악과 노래, 무용을 결합한 종합 무대 예술인 뮤지컬의 역동성이 스크린 위에서 구현되는 것이 바로 뮤지컬 영화입니다. 특히 뮤지컬 영화는 대체로 서사가 간명하고 극이 노래와 율동으로 제시되기 때문에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전 세대로부터 고르게 지지를 받는 영화 장르이기도 합니다.

책 『영화 장르의 이해』의 저자 정영권 영화평론가는 “뮤지컬 영화는 영화 탄생 이전, 유럽의 대중적 오페라 형식이었던 오페레타(operetta), 영미권의 버라이어티 쇼에 가까운 보드빌(vaudeville)에 그 기원을 두고 있는 장르”라며 “할리우드의 고전적 뮤지컬은 밝고 명랑한 톤이 지배적이고 스토리상의 갈등과 모순들이 상존하더라도 궁극에 가서는 다함께 춤과 노래를 부르면서 유토피아적인 행복과 통합을 이뤄낸다”고 말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가수나 음악가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원스>(2006), <비긴 어게인>(2013), <위플래쉬>(2014) 등과 같은 ‘음악 영화’(music film)를 비롯해 <인어 공주>(1989), <미녀와 야수>(1991), <라이온 킹>(1994)과 같은 애니메이션 역시 뮤지컬 영화로 분류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필리다 로이드 감독, 영화 <맘마미아!> 스틸컷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누린 뮤지컬 영화 중 하나는 바로 필리다 로이드 감독의 <맘마미아!>(2008)입니다. 이 영화는 스웨덴 출신의 혼성 팝그룹 ‘아바’의 음악으로 만들어진 동명의 영국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그리스의 한 섬에서 엄마 ‘도나’(메릴 스트립)와 살고 있는 ‘소피’(아만다 시프리드)는 결혼식장에 함께 입장할 아빠가 없어 고민이 많습니다. 영화는 그런 소피가 우연히 엄마의 일기장에서 발견한, 아빠로 추정되는 세 남자를 초대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코믹하면서도 감동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 작품으로는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과 배우 지망생 ‘미아’(엠마 스톤)의 꿈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펼쳐낸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라라랜드>(2016)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영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퀸의 리드 보컬인 프레디 머큐리의 일대기를 담은 <보헤미안 랩소리>(2018), 애니메이션 원작을 바탕으로 한 가이 리치 감독의 <알라딘>(2019) 등이 관객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특히 <보헤미안 랩소디>는 한국에서만 990만명이 넘는 관객수를 동원했는데, 흥행 당시 퀸의 명곡들이 음원 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신상옥 감독, 영화 <아이 러브 마마> 스틸컷

뮤지컬 장르에 대한 한국 관객들의 애정 강도에 비해 한국의 뮤지컬 영화는 그 장르적 기반이 상당히 취약합니다. 정 평론가는 “신상옥 감독의 <아이 러브 마마>(1975)나 최민수 주연의 <그녀와의 마지막 춤을>(1988)은 한국에서 드물게 시도된 본격 뮤지컬 영화”이며 “2000년대 중반에 B급 감수성에 기초한 저예산 상업 영화로서 <삼거리 극장>(2006), <구미호 가족>(2006), <다세포 소녀>(2006) 등이 나왔지만 장르의 다양성이라는 차원에서 조명됐을 뿐 좋은 결과를 가져오진 못했다”고 설명합니다. 한국 뮤지컬 영화의 발전을 위한 전문 인력 양성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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