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인북] 동양과 서양이 충돌한 『마성의 도시 상하이』
[포토인북] 동양과 서양이 충돌한 『마성의 도시 상하이』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9.13 1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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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동양과 서양이 충돌하던 근대, 상하이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동양의 지식인을 사로잡은 도시다. 그간 학계에서 짧은 시기에 서구화된 상하이의 ‘폭주하는 시간성’에 주목했다면, 이 책은 ‘조계’를 중심으로 한 상하이의 공간성에 주목한다. 수로와 간선도로를 종횡무진하고 찻집과 유곽을 들여다보며, 상하이와 상하이에 매료된 지식인들을 조망한다. 

구 현성 성벽. [사진=소명출판]
구 현성 성벽. [사진=소명출판]

상하이는 4월부터 6월 사이를 전후로 5회나 걸쳐 왜구에 습격을 당해, 많은 주민들이 희생됐을 뿐만 아니라 마을의 절반이 초토화됐다고 한다. 이러한 왜구의 재침입을 막기 위해서 그 해 9월부터 상하이를 둘러싸는 성벽이 빠르게 만들어지는데 불과 2개월 만에 그곳 주변 9리(1리는 약 600m보다 약간 길다)에 높이 24척의 6곳의 성문을 세운 현성이 완성됐다. 이 성벽은 앞에서 말했듯이 1912년이 돼 철거됐기 때문에, 대략 360년 동안 상하이를 지켜왔다고 할 수 있다. <14쪽> 

최고 번성기의 번드. [사진=소명출판] 
최고 번성기의 번드. [사진=소명출판] 

근대 상하이의 성립은 우선 황푸강변에 있는 번드, 중국어로는 와이탄에서 시작됐다. 번드란 원래 힌두어로 축조된 제방을 의미하는 말인데, 19세기 이후 영국인의 식민지 경영이 동아시아 각지로 침투하는 과정에서 특히 그 “항만 거주지 특유의 수변 지역 공간”을 가리키게 됐다고 한다. <143쪽> 

‘상하이’의 시평(詩評)을 만화로 묘사한 잡지표지. 매회 상당히 대담한 디자인이었다. [사진=소명출판]
‘상하이’의 시평(詩評)을 만화로 묘사한 잡지표지. 매회 상당히 대담한 디자인이었다. [사진=소명출판]

월분패란 간단하게 말하면 19세기 말에 상하이에서 발의된 일종의 연화(새해를 축하하기 위해 꾸미는 전통적인 목판화)적인 요소를 가진 상업광고로서, 거기에는 대략 수채화 등과 같은 수법을 도입해 독자적인 기법으로 그려진 인물상과 어떤 특정상품의 광고, 거기에 달력의 3요소가 모두 포함돼 있다. (중략) 이러한 변화는 분명히 중국 근대 여성의 신체적 ‘해방’, 또 ‘도시화’의 프로세스를 그대로 혹은 약간 리드한 형태로 표현하고 있으며, 때마다 극히 큰 ‘모던’으로서의 규범 기능을 다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서서히 노출돼 가는 신체는 다양한 ‘상품’과 나란히 묘사돼 각 가정에 장식됨으로써 그 자체로 하나의 ‘소비’ 대상이 됐던 것이다. 물론 여성신체에서 이런 ‘해방’=‘소비’라는 상업적 조작은 근대 자본주의적 ‘욕망’ 논리의 하나로서 다른 이미지 세계에서도 적지 않게 확인할 수 있으며, 결코 월분패 독자적인 현상은 아니다. <211, 217쪽>  

『마성의 도시 상하이』
류젠후이 지음 | 양민호·권기수·손동주 옮김 | 소명출판 펴냄│288쪽│2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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