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고기에 집착한 니체 『음식에 대한 거의 모든 생각』
[책 속 명문장] 고기에 집착한 니체 『음식에 대한 거의 모든 생각』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0.09.12 14: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항상 고기에 집착했다. 특히 그는 샤퀘테리(돼지고기로 만든 프랑스식 건조 가공육)를 좋아했고 갖가지 햄과 소시지에서 영감과 기력을 얻었다. ‘초인’이라는 철학적 개념을 창시한 악명 높은 철학자 니체는 잠시 채식을 해 보기도 했지만, 식생활에서는 건강보다 쾌락을 우선시하기로 마음먹었다. 다음은 그가 친구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다. 

“체중 관리를 위해 가끔 고기를 끊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지. 하지만 괴테의 말처럼, 그것을 ‘종교’로 만들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채식을 할 준비가 된 사람은 사회주의적인 ‘스튜’도 먹을 수 있다네.” 

(중략) 니체의 관점에서 영양 섭취는 질병을 피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의 일환이었다. 그의 글을 함께 읽어 보자. 

“이 문제에 관한 나의 경험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내가 이렇게 늦게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고 오랜 시일이 지나고 나서야 그 모든 경험으로부터 ‘이성적인’ 결론을 이끌어 냈다는 것은 내게도 놀라운 일이다. (중략) 하지만 독일 음식은 전반적으로 양심이라고는 없다! 식사 전에 수프를 먹지를 않나. 고기는 삶아서 잘게 찢어 먹고, 채소는 기름과 밀가루를 뿌려 익히고, 푸딩은 종잇장처럼 가볍게 잘라 버린다! 게다가 고대 독일인들뿐 아니라 고대인들 모두가 식사 도중에 술을 마시는 야만적인 풍습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독일인들의 영혼의 근원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니까 독일인들은 배 속이 불편했던 것이다. 소화 불량이 독일의 정신이다. 독일인의 위는 아무것도 소화하지 못한다.”

(중략) 니체 철학은 대부분 자유 의지에 관한 철학적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인간에게 정말로 자유 의지가 있는가라는 문제를 탐구한다. 그에게 음식 선택은 우리가 우리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자유를 적게 가지고 있음을 보여 주는 좋은 사례였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음식을 다 먹지 못하고 우리의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음식을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니체는 몇 가지 예를 들었다. 첫째, 물은 포도주 못지않게 좋은 것이다. 포도주는 항상 기대했던 것만큼 맛이 좋지는 않고, 오히려 우리에게 두통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둘째, 식사량이 많은 것이 적은 것보다 낫다. 니체의 말에 따르면 사람의 위는 꽉 차 있을 때 더 소화가 잘된다. (나는 그런 말을 들어 본 적이 없다. 뭐든지 특대 사이즈로 주세요!) 한편으로 니체는 이렇게 맗나다. 

“그러므로 사람은 자기 위장의 크기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내가 ‘즐기고 또 즐기는 만찬’이라고 부르는, 끝없이 계속되는 식사는 피해야 한다. 레스토랑에서 파는 ‘정식’은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니체가 식생활에서 지킨 또 하나의 원칙은 식사 시간이 아닐 때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커피는 사람을 ‘우울하게’ 만들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고 했다. 차는 아침에 마실 경우에만 이로운 점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116~118쪽>

『음식에 대한 거의 모든 생각』
마틴 코언 지음│안진이 옮김│부키 펴냄│1520쪽│18,0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비회원 글쓰기 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