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블로거가 되려면 거짓말도 불사하라?
파워블로거가 되려면 거짓말도 불사하라?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0.09.10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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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대부분의 블로그는 하나의 목적이 있다. 바로 ‘높은 조회수’다. 조회수는 곧 영향력의 지표이며, 수익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블로그로 돈을 버는 방법은 다양하다. 단순히 블로그에서 상품을 홍보할 수도 있고, 구글에서 운영하는 광고 프로그램 ‘구글 애드센스’를 블로그에 설치해 유튜브 영상처럼 광고비를 받을 수도 있다. 블로그 체험단이나 서포터즈 활동으로 수익을 창출하거나 기업과 제휴를 맺을 수도 있다. 공통점은 조회수가 많을수록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수익을 올리려는 목적이 커지면서, 대다수 블로그가 그저 더 많은 사람을 유입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운영되는 현실이다. 좋은 글이 아니라 조회수가 블로그의 미덕이 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인기 블로그를 운영하는 일부 작가들은 그들의 책에서 ‘조회수를 위해 거짓말도 불사하라’고 조언한다. 

한 파워 블로거는 책에서 ‘완벽한 글이 아닌 빈틈 있고 지적할 수 있는 글’을 쓰라고 조언한다. 전략적으로 허술하게 작성된 글에는 단기간에 많은 비판 댓글이 달려서 포털사이트 상단에 노출되고, 결과적으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죽기 전에 봐야 하는 범죄스릴러 영화 50개 목록’이라는 제목의 글을 쓴다면, 일부러 범죄스릴러가 아닌 영화들이나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영화들을 몇 개 끼워 넣는 식이다. 그는 “<파이트 클럽>이나 <세븐 데이즈> 등 스릴러 영화 마니아라면 누구나 알 만한 영화를 고의로 빼고 <세이예스> <실종> <구타유발자> 등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를 집어넣었다. 또한 범죄스릴러보다는 드라마라는 장르로 알려진 김기덕 감독의 영화 <시간>도 넣었다”고 고백한다. 

또 다른 파워블로거는 그의 책에서 “어떤 주제를 가지고 확신에 찬 논조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때, 사람들은 거기에서 감동을 느낄 수 있다”며 “그것이 진실이어야만 한다든가, 논리가 기계처럼 딱 맞아떨어진다든지, 화려한 단어와 풍부한 지식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는 문제들은 부차적”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일부 블로그들에는 정확하지 않거나 거짓인 정보를 굉장히 자신 있게 작성한 글들이 적지 않은데, 자신감 있는 문체가 조회수 올리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어떤 작가는 단순한 자신감을 넘어서 글의 주제에 ‘흥분’하라고 말한다. 별 정보 없는 히틀러의 연설이 저명한 학자의 지루한 연설보다 낫다는 식이다. 그는 “청중이나 독자들은 일반적인 것을 보고 싶어 하지 않고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흥분한다면 독자들의 가슴에 닿는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작가들이 책에서 소개한 전략적인 글쓰기가 블로그의 조회수는 높일 수 있겠으나 어떤 면에서는 돈을 벌기 위한 과도한 수단으로 보인다. 이러한 정보들이 책에 담겨 도서관에 꽂혀있는 현실은 더욱 씁쓸하다. “우리는 독서하자, 춤추자, 이 두 가지 놀이는 세상에 일체 해를 끼치지 않을테니까.” 프랑스 철학자 볼테르는 이렇게 말했다. “도서관은, 진정한 미덕으로 가득한 고대 현인의 모든 유물이, 그리고 현혹과 기만이 없는 모든 것이 보존돼 안식하는 신전이다.” 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오늘날 어떤 책들은 사회에 해를 끼치게끔 사람들을 현혹하기도 한다. 책은 좀 달라야 하지 않나? 과연 이 책들은 신성한 도서관에 꽂힐 자격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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