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고 세계사의 흐름을 바꾸는 『인구의 힘』
[책 속 명문장]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고 세계사의 흐름을 바꾸는 『인구의 힘』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0.09.0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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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물론 크나큰 기술력 우위가 승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맥심 기관총이든 원자폭탄이든 적군도 최첨단 무기를 어김없이 채택할 것이므로 기술 우위를 무한정 유지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인구가 관건인 셈이다. 최근 수십 년에 걸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민병대는 선진국 침략자들에게 성공적으로 대응해왔다. 소련이 1980년대에 감행한 아프가니스탄 점령 시도나 미국이 2000년대에 감행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점령 시도가 좌절된 데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국민의 중위 연령이 20세 미만인 반면에 소련과 미국의 중위 연령은 30세를 훌쩍 넘었다는 사실이 크게 작용했다. 결국 소련과 미국에 부족했던 요소는 의지가 아니라 숫자였다고 볼 수도 있다. <35쪽>

출산율이 늘 ‘여성 한 명당per woman’으로 인용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출생의 경우에는 어머니가 누구인지 거의 확실하지만 아버지가 누구인지는 좀 더 불확실하다. 따라서 아버지 한 명당 출생자 숫자를 집계하면 중복 집계나 누락의 가능성이 있다. 둘째, 여성 한 명당 자녀의 숫자는 0명에서 시작하여 매우 드물기는 하지만 15명 정도까지 가능하다. 남성의 경우에는 (적어도 이론상으로는) 수천 명도 가능하다. <50쪽>

갈수록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남성의 비율이 과도하게 높아지고는 있지만 어쨌든 중국의 인구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다만 20세기에 비해서는 성장률이 현저하게 둔화되는 추세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세계 최대의 인구 대국이지만 그 자리를 오랫동안 유지하지는 못할 전망이다. 1970년대 초반에 중국 인구는 인도보다 50%가량 더 많았지만 2015년에 중국과 인도의 인구 격차는 7% 미만으로 낮아졌다. 중국의 한 자녀 정책이 최근에 완화되기는 했지만 출생률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다. 동아시아 국가 전반이 대체 출산율보다 낮은 출산율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인들이라고 해서 출산에 대한 사고방식과 관행이 다른 동아시아 국가와 크게 다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313쪽>

10대에서 20대 초중반 사이의 남성 인구의 비중이 크면 폭동의 가능성이 커진다. 일본과 독일처럼 인구의 나이가 가장 많은 국가들이 가장 평화로운 반면에 예멘과 콩고 민주공화국처럼 인구의 나이가 가장 젊은 나라들이 가장 큰 갈등과 분열을 겪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를 감안한다면 중동 아랍권이 최근 몇 년 동안에 수많은 폭동과 갈등의 중심지가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 이전에 그와 같은 사태를 피할 수 있었던 까닭은 순전히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가혹한 독재 정권의 탄압 때문이었을 것이다. <341쪽>

『인구의 힘』
폴 몰런드 지음 | 서정아 옮김 | 미래의창 펴냄│432쪽│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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