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따른 ‘코로나19 대혼란’, 맛보기에 불과하다?
기후변화에 따른 ‘코로나19 대혼란’, 맛보기에 불과하다?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9.01 1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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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지난 8월 초 서울·경기 지역엔 연 강수량의 1/5에 해당하는 비(300mm)가 하루 만에 쏟아져 막대한 비 피해를 낳았다. 반면 같은 시간 제주와 남부지역은 뜨겁게 달아올라 폭염 특보까지 발효되면서 극적인 대조를 이뤘다. 이는 기상청이 내놓은 일기예보와 크게 어긋난 결과였는데, 비판 여론 속에서 기상청은 “기후변화로 인해 날씨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최근 전 세계가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18년 한반도엔 역대 최악의 폭염이 들이닥쳤는데 당시 강원도 홍천의 낮 최고기온은 무려 41도에 달했다. 또 지난겨울은 평균 기온 3.1도가 유지되는 유독 따뜻한 겨울이었다. 이런 고온 현상은 세계적인 추세지만, 국내에서 특히 두드러지는데, 실제로 지난 100년간 전 세계 주요 도시 온도가 0.75도 상승하는 사이 국내 여섯 개 주요 도시는 1.8도로 크게 상승했다. 더운 날 수도 길어졌다. 기상청 빅데이터에 따르면 1910년대 여름이 연평균 94일이었던데 반해 2010년대에는 131일로 크게 늘었다. 사계절의 변화가 불분명해지고 여름이 일 년의 1/3을 차지하게 됐다.

이상기온은 감염병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2016년 시베리아의 언 땅이 녹아 그 안에 있던 탄저균이 새어 나오면서 순록과 목동 등이 숨진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을 18세기 후반부터 석탄, 20세기 초부터 석유 사용을 통해 절제 없이 인간의 편의를 추구한 대가, 다시 말해 철저한 인재(人災)라고 지적한다.

전 세계적으로 65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19 역시 인재로 지적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박쥐 유전자와 90% 이상 일치해 박쥐가 유력한 숙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기후 위기가 더 많은 감염병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야생동물 취식과 무분별한 토지개간, 자원 채굴, 기후변화가 동물을 매개로 한 감염병을 크게 늘렸다고 분석했다. 환경부와 기상청 역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을 통해 2050년엔 겨울 기온이 평균 10도를 유지해 뎅기열과 지카바이러스를 옮기는 흰줄숲모기가 겨울에도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조지타운대 연구팀은 「기후변화가 새로운 종간 전파를 일으킨다」는 논문을 통해 2070년까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260번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과학저술가 데이비드 콰먼은 책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에서 “질병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우리가 저지른 일들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인간이 촉발한 기후변화와 코로나19는 우리네 일상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거리는 물론, 최근엔 실내에서까지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사람들의 얼굴을 가리웠고, 극심한 불안감을 조성했다. 사람들은 어찌할 수 없는 무력한 상황에 좌절했고 분노했다. 작은 일에도 불같이 화를 토했고, 크게 반목했다. 그간 당연하게 누렸던 일상이 침해됐고, 누군가는 생계를, 더 나아가 누군가는 목숨을 위협받았다. 기온이 1도 올라갈 때마다 범죄 건수가 1.5% 증가한다는 조사 결과처럼 본래 여름은 위험한(?) 계절이지만, 코로나19까지 겹친 이번 여름의 혼란은 정말이지 극심했다.

인간의 야망이 초래한 결과를 늦게나마 인간이 수습하면 참 좋았겠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 수습 과정에서도 인간의 야망은 마치 바이러스처럼 사회 곳곳에 분노를 퍼뜨렸다. 정치권에선 코로나 사태를 서로 자신의 정파에 유리하게 이용하기 위해 다툼을 벌였고, 어느 사이비 종교는 자신들을 향한 비난 여론 불식을 공중보건 질서 유지보다 중시해 막대한 감염 피해를 초래했다. 기독교계에서도 일부 교회는 ‘집한제한’ 행정명령에도 현장 예배를 강행해 논란을 낳았는데, 특히 ‘광화문 집회’를 이끈 전광훈 목사가 시무하는 사랑제일교회의 경우 확진 판정을 받은 신도들이 수차례 도주하거나, 감염 우려 속에서도 코로나19 검사를 거부해 공분을 샀다. 일부 보수 세력은 코로나19가 현 정권을 위협하는 무기라도 되는 양 방역체계를 가볍게 여겼고, 여권에선 “종교의 탈을 쓴 극우세력이 바이러스를 퍼뜨린다”며 “정부가 방역에 실패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테러나 다름없는 짓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방역 방해 행위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공권력’을 언급하며 강력처벌을 주문했다.

<뉴욕매거진>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는 책 『2050 거주불능 지구』에서 “우리가 직면한 상황은 사회적 갈등, 전쟁, 불공정 등 수많은 역경이 지구상에 해결되지 않고 끊임없이 반복되는 와중에 기후변화라는 문제가 하나 더 얹어진 상황이 아니다. 오히려 기후변화라는 거대한 무대 위에 온갖 역경이 한데 모여 있는 상황인 셈”이라며 “기적적으로 인류가 탄소 배출을 중단하더라도 지금까지 배출해 온 양 때문에 추가적인 기온상승은 따라올 수밖에 없다. 탄소 배출이 중단될 리는 없을 것이며 결과적으로 기후변화 역시 지체되지 않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곳곳에서 목격하는 재난은 미래에 지구온난화가 초래할 재난에 비하면 최상의 시나리오나 다름없다”고 말한다. 인간의 탐욕을 절제하지 않는다면 지금의 혼란이 맛보기로 여겨질 정도의 대혼란이 다가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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