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의 진정한 주인은? ‘책 읽는 사람’
백세시대의 진정한 주인은? ‘책 읽는 사람’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0.08.2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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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바야흐로 백세시대(百歲時代)다. 교육, 복지, 일자리 등 사회 각 분야에 대한 국가 정책을 평균 수명 백세시대에 맞춰 새롭게 정립할 때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평균 기대 수명은 82.7세로 OECD 평균인 80.7세 보다 2년 길다. 백세까지 장수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이른바 호모헌드레족(Homo+Hundred+族)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백세 이상의 장수가 보편화하고 있는 만큼 ‘독서 문화’ 역시 그에 걸맞게 변화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6일 한국도서관협회와 함께 어르신들의 독서 생활을 돕기 위해 큰글자책 27종 1만8,900권을 전국 공공도서관 660곳에 배포한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지난 2009년부터 시력 문제로 독서에 관심이 떨어지는 50대 이상 연령층이 돋보기 등 도구 없이 독서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큰글자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큰글자책 242종 13만여권을 공공도서관에 보급했다.

올해는 더욱 많은 어르신들에게 독서 생활의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2019년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 글자 크기를 기존 15포인트(초등학생 교과서 글자 크기)에서 16포인트로 확대했다. 특히 어르신들이 선호하는 책을 큰글자책으로 제작하기 위해 도서관 빅데이터와 대형 인터넷 서점 판매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도서관 및 출판계 전문가의 심사를 거쳐 사업 시작 이래 가장 많은 27종을 선정했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늦어도 9월부터는 공공도서관에서 어르신들이 『100세수업』(김지승, 월북), 『2020 부의 지각변동』(박종훈, 21세기 북스) 등 경제, 건강, 철학 등 다양한 주제의 큰글자책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도서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결국 ‘잘 살아보자’라는 구호로 수렴한다. 여기서 떠오르는 체 게바라의 명언. “지독한 현실주의자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이 불세출 혁명가의 격언은 청년뿐만 아니라 백세시대를 살아가는 노년에게도 해당하는 말이다. 역사적 통찰(과거)과 현실 감각(현재)을 기르고, 불안한 내일(미래)을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방안들이 담긴 책. 선정된 도서 27종 중 노년의 현재와 미래를 보다 풍요롭게 만들어줄 책들을 살펴봤다.

먼저 역사적 통찰을 기를 수 있는 책 『역사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에 남은 역사서와 역사가, 그리고 그 역사가들이 살았던 시대와 그들이 서술한 역사적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장황한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지 않고, 과거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의 삶을 생각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며 살아왔는지 섬세하게 살핀다. 이 책은 어르신들에게 과거의 역사를 통해 현재를 지혜롭게 살아가는 태도를 함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다음은 현실 감각을 기를 수 있는 책, 바로 『90년생이 온다』이다. 이 책을 통해 어르신들은 젊은 세대의 가치관과 삶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 과거에 비해 더욱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요즘, 젊은 세대와 공존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무엇을 원하고, 원하지 않는 지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나 이 책은 기업에서 50대 이상 임원급 관리자로 일하고 있는 중장년층에게 특히 유용한데, 이제 막 기업에 입사하는 밀레니얼 세대와 상생하기 위한 실질적인 인사 관리 가이드와 그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방안이 담겼다.

마지막으로 불안한 내일을 안정적으로 대처하는 방안이 담긴 책, 바로 『초예측』이다. 이 책은 코로나19 이후 다가올 삶의 지각변동을 날카롭게 통찰한다. 특히 저자는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대부분의 인간이 경제적, 정치적 가치를 잃고 ‘무용 계급’(useless class)으로 전락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이에 따라 그는 위기가 현실이 되기 전에 지금 바로 움직일 것을 당부하는데, 급격한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최선의 길을 탐색할 수 있는 석학들의 통찰이 담겼다. 대전환의 길목에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나가고자 하는 중장년층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돼줄 책이다.

위에서 언급한 세권의 책 외에도 역사적 통찰과 현실 감각을 기르고, 불안한 내일을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책들이 큰글자책 제작 도서로 선정됐다. 백세시대의 진정한 주인은 역시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일 것이다. 아래는 선정 도서 목록이다.

『100세 수업』(김지승) 『2020 부의 지각변동』(박종훈) 『90년생이 온다』(임홍택) 『what am I』(나흥식)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혜민) 『나는 내 나이가 참 좋다』(메리 파이퍼) 『다산의 마지막 공부』(조윤제) 『라틴어 수업』(한동일) 『마음이 살짝 기운다』(나태주) 『말센스』(셀레스트 해들리) 『스스로 행복하라』(법정) 『식사가 잘못됐습니다』(마키타 젠지) 『심미안 수업』(윤광준)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김영민) 『역사의 역사』(유시민) 『연필로 쓰기』(김훈)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정재찬) 『우린 너무 몰랐다』(김용옥) 『의사의 반란』(신우섭)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류시화)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임세원) 『죽는 것보다 늙는 게 걱정인』(도널드 홀)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길을 찾다』(김웅철) 『초예측』(유발 하라리 외) 『코로나 경제 전쟁』(폴 크루그먼 외) 『포노 사피엔스』(최재붕) 『행복 예습』(김형석) 이상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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