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교회가 ‘현장 예배’를 고수하는 이유
일부 교회가 ‘현장 예배’를 고수하는 이유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8.25 1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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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교회에 공무원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의 한 교회에 공무원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기독교에서 예배에 참석하는 행위를 지칭하는 말은 대개 두 가지다. “예배를 본다”와 “예배를 드린다”. 전자는 예배 진행 상황을 시각적으로 관찰하는 수동적 느낌이 강한 반면 후자는 예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능동적 느낌이 강하다. 대개 신앙심이 깊을수록 현장 예배를 중시하는 편인데, 그런 이유에서 전자는 ‘보는’ 온라인 예배에 거부감이 적은 반면 몸을 단정히 하고 교회로 향하는 과정조차 예배의 일부로 여기는 후자는 온라인 예배에 적잖은 거부감을 지닌다.

이런 차이로 인해 코로나19로 인한 (오프라인) 현장 예배 중단은 기독교계 내부에서조차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일제강점기, 6·25 전쟁통에도 중단되지 않았던 예배가 교회를 향한 부정 여론과 방역 당국의 압박에 중단될 수 없다’는 주장과 ‘이건 종교 자체를 향한 탄압과 다른 문제다. 감염 피해를 줄이기 위한 부득이한 조처’라는 주장이 맞붙고 있다.

실제로 오랜 박해의 역사를 지닌 기독교는 그간 숱한 고난에도 예배의 끈을 놓지 않았다. 과거 기독교 박해가 극에 달했던 로마 네로 황제 시기에도 기독교인들은 카타콤(지하무덤)에 몸을 숨기며 예배를 드렸고, 일제 강점기 ‘신사 참배’가 강요되던 시기에도 기독교인들은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로 예배를 사수했다. 심지어 나치 강제수용소에서도 예배가 열렸는데, 수용소 생존자인 빅터 프랭클은 책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에서 “종교와 관련된 의식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막사 귀퉁이나 자물쇠가 채워진 컴컴한 가축 운반용 트럭 안에서 행해지는 임시 기도나 예배였다. 넝마 같은 옷을 입은 채 멀리 떨어진 작업장에서 피곤하고 굶주리고 얼어붙은 몸을 이끌고 막사로 돌아가는 바로 그 트럭 안에서 즉석 예배와 기도회가 이뤄지곤 했다”고 증언한다.

다만 이번 사태는 과거 예배에 가해졌던 박해와 다소 상황이 다르다. 과거처럼 종교를 직접적으로 탄압하는 상황이 아닌 데다, 교회발 대규모 감염이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오프라인 예배 자제에는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서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전국적으로 종교시설 집한제한 행정명령이 내려지면서 대다수 교회가 주일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다.

하지만 모든 교회가 대면 예배를 중단한 건 아니었다. 충청남도기독교총연합회와 (사)부산기독교총연합회 등은 각각 3,200개, 1,800개 교회에 공문을 보내 현장 예배를 독려했다. 해당 기관들은 입장문을 통해 “카페에서 확진자가 나왔다고 모든 카페를 문 닫게 하지 않았다. 식당에서 확진자가 나왔다고 모든 식당을 문 닫게 하지 않았다. 하지만 소수 교회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이유로 전체 교회의 예배를 모이지 말라는 것은 (중략) 종교와 집회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명령”이라며 “정부가 제시한 7대 방역수칙(마스크 착용/발열체크/손소독제 사용/적정 거리 유지/소독 및 환기/단체식사금지/출입명부작성)을 철저히 지키며 현장 예배를 드리기로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주말 부산 충남 지역 곳곳에서 현장 예배가 강행됐다. 부산시에 따르면 1,765개 교회 중 약 15%인 279곳이 현장 예배를 진행했고, 충남에서도 3,113개 교회 중 24.1%인 751곳이 적발됐다. 인천에서도 4,074곳 중 9,2%인 378개 교회가 대면 예배를 강행해 과태료를 부과받게 됐다.

물론 성경에선 “날마다 한마음으로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집에 모여 빵을 떼면서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함께(먹으라)”고 했다. ‘성도의 교제’가 기독교인에게 허락된 종교적 자유이며 인본적인 이유로 침해받을 수 없는 핵심가치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다만 공중보건질서 침해가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에서 현장 예배를 고수하는 건 자칫 율법적 행위로 전락할 위험성을 지닌다. 성경에서 사도 바울은 제사 음식을 먹는 문제를 두고 “우리가 먹지 않는다 해도 해로울 것이 없고 먹는다 해도 이로울 것이 없습니다. (다만) 여러분의 (제사 음식을 먹어도 될) 자유가 연약한 사람들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음식이 내 형제를 넘어지게 한다면 나는 내 형제를 넘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영원히 고기를 먹지 않을 것입니다”(고린도전서 8장 8~13절)라고 말했다.

성경에는 수많은 기적이 나오고, 상당수 기독교인은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한 현시점에도 그러한 기적이 교회에 일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신의 가호가 코로나19를 비껴가게 할 수 있겠으나, 어쩌면 그런 믿음이 비종교인의 눈에 두려움을 안길 수 있다. 형제를 시험들게 하지 않기 위해 조심했던 사도 바울이 지금의 상황을 본다면 뭐라 말할까. 감염위험이 있어도, 비종교인의 눈에 어떻게 비치든 현장 예배를 강행하라고 말했을까. 어쩌면 비종교인에게 두려움을 안기면서까지 대면 예배를 강행하기보다는 인터넷 예배조차 이용이 어려운 성도를 위한 실질적인 방안 마련을 요구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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