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다 햇볕 쨍쨍, 또 선선…기후위기, 극복에 집중하자
비 오다 햇볕 쨍쨍, 또 선선…기후위기, 극복에 집중하자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0.08.2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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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기후위기 문제가 심상찮다. 지난 10일 영국남극조사소 연구팀은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에 북극권 해빙이 2035년에서 2086년 사이에 모두 녹아 없어질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잉고 사스겐 독일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 연구원팀이 지난 21일 국제학술지 <지구환경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난해 그린란드 빙상(대륙 빙하) 소실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기후위기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방송인 타일러 라쉬와 환경전문가 이승은·고문현은 각각 책 『두 번째 지구는 없다』와 『기후변화와 환경의 미래』에서 ‘소비’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모든 기후위기의 시발점이 소비이기 때문이다. 소비하기 때문에 무언가가 만들어지고, 그 무언가가 생산·유통되고 버려지는 과정에서 발생한 온실가스로 기후위기가 발생한다.  

WWF(세계자연기금)가 2016년 발표한 ‘한국생태발자국 보고서’에 따르면 음식(23%), 개인 교통수단 운용(14%), 전기·가스 및 기타 연료(10%)에 대한 소비가 한국 가계 소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일단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많이 소비하는 것에서부터 환경을 생각해보자. 

음식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육류 섭취 비중을 줄이고 채식 위주로 식단을 바꾸는 것이 현명하다. 우리는 온실가스의 주범으로 흔히 자동차나 공장의 매연 따위를 생각하지만, 환경 전문가들은 매연만큼 기후위기를 촉진하는 것이 축산업이라고 이야기한다. 산림을 없애 농장을 만들면 탄소를 흡수하는 자연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꼴이고, 동물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고기를 구매할 때는 가능하면 상대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양고기와 소고기를 적게 사고 돼지고기와 닭고기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좋다. 생산, 운반, 판매 과정에서 양 한 마리당 39.2kg, 소 한 마리당 27kg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돼지가 12.1kg, 닭이 6.9kg인 것과 비교해 많을뿐더러, 양과 소는 소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보다 25배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을 배출한다.

한편, 육류를 포함해 되도록 모든 음식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 연구 기관인 ‘글로벌생태발자국 네트워크’에 따르면 인류가 음식물 쓰레기를 절반으로 줄이면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인류가 지구 자원을 사용한 양과 배출한 폐기물 규모가 지구의 생산 능력과 자정 능력을 초과하는 날이다. 1년을 단위로 매년 1월 1일부터 언제까지 지구의 생태용량이 모두 소진되는지를 계산한다)이 11일 늦춰진다. 

개인 교통수단 운용에 있어서는 가능한 걷거나 자전거 및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특히 먼 거리를 갈 때는 승용차보다 기차나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동할 때 승용차는 그 연료별로 50kg(휘발유), 43kg(경유), 38kg(하이브리드)의 온실가스를 내뿜었다. 반면 버스는 291kg을, 철도는 5,299kg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는데, 승객수를 각각 28명, 900명으로 가정하면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10kg, 5.9kg으로, 승용차를 이용할 때보다 친환경적일 수 있다.

전기·가스 및 기타 연료 소비에 있어서는 ‘녹색 소비’가 필요하다. 특히 전기를 만들기 위해 화석연료를 태울 때 다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가전제품을 구매할 때는 충동구매를 지양하고 꼭 필요한 제품만을 구매하는 것은 물론, 고효율 제품, 친환경 제품을 사야 한다. 가령 에너지 소비 효율 1등급 제품을 사용하면 5등급 제품 대비 30~40%의 에너지를 절감하게 된다. 또한, 여름 냉방은 1도 높게, 겨울 난방은 1도 낮게 설정해 환경에 기여해보자. 

일부 가전제품은 플러그를 꽂아놓으면 전원을 끈 상태에서도 에너지를 소비해 ‘파워 뱀파이어’라고 불리니 사용 후에는 플러그를 뽑아야 한다. 대표적인 파워 뱀파이어는 ‘에너지이용 합리화법 시행규칙’에 따라 ‘대기전력경고표지’를 붙이는 15개 항목으로 ▲컴퓨터 ▲모니터 ▲프린터 ▲복합기 ▲전자레인지 ▲팩시밀리 ▲복사기 ▲스캐너 ▲오디오 ▲DVD플레이어 ▲라디오카세트 ▲비대 ▲도어폰 등이 있다. 

한편, 기후위기 문제 해결을 위해 소비에 주목하라는 말은 소비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라는 말과도 같다. 우리는 환경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생산·유통되는 일부 기업 제품을 불매하는 것만으로 환경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가령 소비자는 불매운동을 통해 패스트푸드점이나 유통업체에서 식물성 대체 고기를 일정 비율 이상 팔아야 한다는 정책을 요구할 수 있다. 재활용되지 않는 종이와 플라스틱을 남발하는 카페들에 가지 않음으로써 ‘스타벅스’처럼 FSC 인증(국제산림관리협의회에서 만든 산림 관련 친환경 국제 인증)을 받은 종이컵을 사용하게 할 수도 있다. 소비자들이 선거철 투표권을 행사하듯 기후위기에 관심을 가지고 ‘소비권’을 행사하게 되면, 매년 탄소 배출 감소 노력의 성과를 외부에 공개하는 ‘벤엔제리스’ 같은 업체들이 늘어나고 기후위기 문제는 크게 완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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