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이 책에는 어느 해양과학자의 흥미진진한 남극 탐험일지가 담겼다. 저자의 첫 남극 탐사의 회상에서부터 바다와 지구에 얽힌 풍부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까지. 연구자, 항해자 그리고 탐험가인 저자가 풀어내는 남극 이야기가 궁금한 독자라면 이 책을 펼쳐보자.
마드리드에서의 체류를 무사히 마치고 늦은 저녁 칠레 산티아고행 비행기를 탔다. 대서양을 넘어 도착한 산티아고에서는 공항에 잠시 머물러 비행기를 갈아타고 칠레의 최남단 도시 푼타아레나스로 날아갔다. 남아메리카 지도를 보면 남쪽 끝부분이 마법사의 모자같이 뾰족하고 약간 굽어 있다. (중략) 이 해협이 바로 마젤란 해협이며, 남쪽의 섬은 티에라 델 푸에고섬이다.<100쪽>
마젤란 해협을 지나 대양으로 나가면 그때부터는 강한 파도와 싸워야 한다. 특히 세종 기지로 가기 위해서는 지구상에서 가장 험한 바다로 악명 높은 드레이크 해협을 건너가야 한다. 드레이크 해협은 영국의 프랜시스 드레이크 경의 이름을 딴 것인데 그는 마젤란 해협을 통과하여 두 번째로 세계 일주에 성공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112쪽>
열수 채취를 위해서는 CTD(Conductivity Temperature Depth)라는 장비를 사용한다. CTD는 해수의 깊이에 따른 온도와 화학적 특성 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원하는 깊이에서 해수를 직접 채취할 수 있는 장비이다.<150쪽>
가이드에 따르면 네루다는 바다를 항해하는 기분이 들도록 집을 설계했다고 한다. 바다를 향해 큰 창이 나 있는 네루다의 집필실은 배의 선교와 비슷해서 그 안에 있으면 마치 항해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는 이 집필실에서 바다 느낌이 나는 초록색 잉크로 시를 썼다 한다. 그의 시를 적지 않게 읽었지만 바다 냄새를 그다지 느끼지 못했던 것은 내 독서가 부족한 탓이었으리라.<238쪽>
그러나 스콧과 영국인들이 생각하지 못한 복병이 있었다. 바로 노르웨이의 저명한 극지 탐헌가 로알 아문센이었다. 아문센은 자신의 원래 목적이던 북극점 정복이 미국의 피어리와 쿡에 의해 달성되자 비밀리에 남극점으로 목표를 수정한다.<354쪽>
『남극이 부른다』
박숭현 지음│동아시아 펴냄│372쪽│17,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