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인북] 세계로 뻗어 나가는 우리 그림책, 우리 작가 『잘 나간다, 그림책』
[포토인북] 세계로 뻗어 나가는 우리 그림책, 우리 작가 『잘 나간다, 그림책』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8.19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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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지난 4월 백희나 작가가 아동문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서양보다 짧은 역사를 지녀 주목받지 못한 국내 아동문학의 괄목한 만한 성과였다. 현재 국내 아동문학은 치열한 고민으로 창의적인 작품을 선보이며 세계무대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는데, 아동문학가이자 평론가인 저자는 그런 아동문학을 흥미롭게 소개한다. 아울러 런던, 파리, 볼로냐, 베이징, 과다라하라, 아부다비 등 세계 유수 도서전에 참가하며 겪었던 생생한 이야기도 담겼다. 

외국 그림책과 우리 그림책을 막론하고 소재 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똥'입니다. 다섯 서점 모두에서 스테디셀러에 오른 유일한 책인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를 비롯, 우리나라 그림책 부동의 베스트셀러인 『강아지똥』 외에도 『똥이 풍덩』 『응가하자 끙끙』 『똥벼락』 등 다섯권이 포진돼 있습니다. 이 책들에는 유아들의 배변 훈련에서부터 자기희생을 통한 승화를 다루는 종교적인 상황에 이르기까지 폭 넓은 주제가 담겨 있는데, 단순한 항문기적 욕망과 호기심의 충족을 넘어서 철학적 메시지를 다루거나 고도의 유머를 구사하는 등 다채로운 시선과 기법을 볼 수 있습니다. <78쪽> 

생생한 캐릭터를 좋은 글과 그림으로 살려내는 그림책은 주제 이전에 이야기 자체에 몰입하고 캐릭터에 감정이 이입되면서 순간 완전히 다른 세계로 들어가 다른 삶을 살 수 있게 해줍니다. 화상 입어 장애를 갖게 된 병아리의 치열하고도 엄숙한 생존투쟁과 그를 응원하고 보살피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빼떼기』가 그 표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힘 있는 스토리가 주는 깊은 감동, 그 스토리를 온전히 살려내는 가슴 벅찬 그림이 주는 울림을 함께 누릴 수 잇는 그림책의 힘을 우리는 이런 책에서 봅니다. <99쪽> 

그림책 작가 김지민은 그림책의 책이라는 물성이 어떻게 다양하게 활용되며 변주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말합니다. 첫 책인 『하이드와 나』부터 종이를 접고 뚫고 오려내고 세우고 돌려세우는 등 파격적인 방식을 사용한 잡가답게 새로운 시각으로 책을 규명하고 있지요. 그는 '내러티브 자체가 형식이 될 수 있다'고 단언합니다. 말하자면 한 아이가 안으로, 밖으로, 쪼개서, 뒤에서 등등 여러 방향에서 자기를 들여다본다는 이야기가 종이를 그렇게 안으로, 밖으로, 쪼개서, 뒤에서 보도록 만드는 구조로 세운다는 뜻이겠지요. <106쪽> 

권윤덕 작가는 어렵고 아픈 역사의 비극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그림책에 집중하는 작가입니다. 『꽃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를, 『나무 도장』은 제주 4.3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위안부 이야기나 집단 살육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아이들에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해줄 수 있다는 거지? 쉽지 않을 텐데...'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쉽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고통스러운 작업입니다. 그러나 이 작가는 끈질기게 해냅니다. 진행형인 역사에 대한 책임감의 본보기를 보이는 것입니다. '그림책을 보는 아이들에게 못할 말은 없다, 얼마나 진심으로 간절하게 하느냐가 문제이다'가 이 작품들의 진언입니다. <115쪽> 


『잘 나간다, 그림책』
김서정 지음 | 책고래 펴냄│228쪽│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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